일자리 창출 위해 노동계·경영계 힘 모아야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지 못 했던 사업에서 투자를 일으켜야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규제혁파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없습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신년사를 통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 면에서 개선의 조짐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박병원 경총 회장 /사진=경총 제공


박 회장은 11월 공식 청년실업률은 동월 기준 역대 최고인 9.2%였고, 체감 실업률도 21.4%에 달해 104만명의 청년이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일자리는 모름지기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생긴다. 개인도 기업도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만 투자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심지어는 국민연금도 투자자금을 공급하지 않는다. 기업은 경쟁력이 있을 때만 돈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내수만 보면 거의 모든 산업이 공급과잉, 과당경쟁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문제를 수출로 해결해 오던 제조업에서 이제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고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서비스산업의 혁신에서도 중국이 추격을 시작했고, 소위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전선에서는 처음부터 중국에 뒤지고 있는 형국이라는 점도 언급한 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스스로를 자승자박하는 과잉규제 때문이라는 것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지 못 했던 사업에서 투자를 일으켜야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규제혁파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없다”면서 “과거 모든 정부가 규제혁파를, 네거티브 규제를 약속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 결과 신성장동력 창출과 일자리 만들기에 실패한 것을 치열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박 회장은 ‘법을 고치지 않고도 가능한 규제완화라도 해 보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말을 거론하며 “이해는 가지만 그 정도로는 안된다. 적어도 ‘중국에서 가능한 것은 무엇이든 한국에서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수준의 규제혁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득 주도의 성장, 혁신성장도 좋지만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별로 혁신적이 아니라도 가리지 않고 다 가능하게 하는 ‘무차별 투자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착수해도 현 정부 임기 중에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노동계에 대해서는 “경직적인 노동시장 규제의 일차적 피해자는 미취업청년과 영세기업의 근로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초과근무를 많이 하는 근로자는 소득이 15.2% 감소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노사가 협의해서 근로자의 소득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속도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탄력적으로 허용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에 대해서는 경직적 호봉제의 직무·성과급제 전환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경직적 호봉제를 탈피하고 직무, 성과에 입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은 고령자고용촉진법 제19조의 2가 “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라며 "이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의 연봉 4000만원이 넘는 최저임금 대상자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는 호봉제를 바꾸지 않은 경영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신년사 말미에서 “올해는 모든 노사정 모두의 화합된 힘을 모아 우리에게 최고의 가치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진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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