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국민의당 전당원투표 결과 74.6%로 재신임 찬성 쪽이 우세한 가운데 안 대표는 통합에 추진력을 얻었다. 

국민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인 이동섭 의원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당원투표 결과가 재신임 찬성 74.6%, 반대 25.4% 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당은 27~28일 K-보팅(정부 중앙선관위 온라인 투표 시스템), 29~30일 ARS투표를 진행, 이날 오전 9시부터 투표 결과 집계에 들어갔다. 전당원투표에 선거인단 26만437명 가운데 모두 5만9911명이 참여해 최종투표율 23.0%를 기록한 것이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받은 만큼, 내년 2월 내 통합을 목표로 1월1일부터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나서게 된다. 통합을 위한 최종 관문인 전당대회는 1월 말 또는 2월 초로 예상된다. 

통합찬성파 한 의원은 "당원들의 뜻이 통합 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 결과가 찬성쪽이 우세한 만큼 반대파는 더 이상 당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냥 통합으로 함께 가던지 아니면 그것이 싫으면 당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합 반대파는 이번 투표율이 전체 당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33.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통합을 놓고 내홍도 격화될 전망이다. 

당 선관위 발표 직후 통합 반대파는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에 대해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보수야합 추진을 저지하고 안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안 대표 사퇴와 바른정당과의 통합 중단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전당대회 소집에 나설 방침이라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합반대파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원투표 무효를 주장하며 "최종 투표율이 23%에 그친 것은 77% 이상의 당원들이 사실상 반대한 것"이라며 "보수 야합 중단하고 안 대표는 즉각 퇴진하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안 대표가 당무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한 전 당원 투표가 끝내 실패로 끝났다"며 "투표 안내 문자 폭탄에 수억 원의 당비를 들이고 공·사조직까지 총동원했지만, 당원들은 안 대표의 재신임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에서 결정하라는 당헌도 어기고, 안 대표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하는 꼼수까지 부려 얻어낸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며 "당헌 당규에 명시한 최소투표율 3분의 1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말했다.

통합반대파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원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 투표가 무슨 의미가 있냐"면서 "이것은 전체 당원들의 뜻이라기 보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골수 팬들의 뜻이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통합반대파)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안 대표 퇴진을 통해 더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통합반대파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내년 1월말 전당대회를 개최하는데 전대 결과를 봐야 알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신원 미상의 한 남성은 이 의원의 결과 발표 도중 단상 쪽으로 향하며 "다 죽어버려. 안철수가 돈이 그리 많냐"며 욕설을 했다. 이어 이 남성을 제지하려는 당직자들과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기자회견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그는 의자를 들어올리려다 당직자 등의 제지를 받고 당사 밖으로 끌려나갔다. 일시적으로 혼란이 있었지만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 국민의당 이동섭 선관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및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발표하자 통합반대파인 한 당원이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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