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의 대상된 대기업…시대 역행하는 포률리즘 정책 벼랑끝 내몰아
   
▲ 현진권 경제평론가
새해가 밝았으나, 예년처럼 덕담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는 올해도 연 3% 이상의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제한된 경제모형이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올해에 가장 큰 걱정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문제다. 모든 국가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이념 혹은 체제라고 표현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란 가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가다. 자유가치를 훼손하는 어떤 이념과도 공존할 수 없다. 지난 20세기엔 이념의 전쟁이 치열했고, 어떤 국가도 서로 다른 이념이 공존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독일은 평등이념이 자유이념에 굴복해 통일됐고, 베트남은 자유이념이 평등이념에 굴복해 통일됐다. 그러나 우린 이런 역사적 진실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마치 서로 다른 이념의 국가도 통일국가로 존재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이념은 '자유'다. 흔히들 ‘자유민주주의’라고 표현한다. 여기에서 자유가 가치이고, 민주주의는 자유가치를 지키는 정치 틀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유는 어떤 다른 가치로 대체돼서도 안된다. 그런 시도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자유의 가치보다 민족가치가 우선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를 지키려는 의지와 희생을 치루지 않으면, 자유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자유의 핵심에는 경제적 자유가 있다. 경제자유가 없는 세상에서는 정치적 자유도 무의미하다. 모든 이념과 사상은 결국은 인간이 더 잘 살기 위한 법칙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자유를 조금씩 훼손하는 정책이 시작됐다. 그런 정책은 대부분 인간중심, 평등, 균형 등과 같은 따뜻한 용어로 포장됐다. 근사한 포장을 한 정책은 필연적으로 경제주체들의 경제자유를 침해한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자유를 조금씩 훼손하는 정책이 시작됐다. 그런 정책은 대부분 인간중심, 평등, 균형 등과 같은 따뜻한 용어로 포장됐다. 근사한 포장지를 한 정책은 필연적으로 경제주체들의 경제자유를 침해한다. /사진=청와대 제공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강국으로 이끌어 왔던 대기업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적폐의 대상이 됐다. 이젠 작은 게 아름답고 착하고, 큰 게 악하고, 부끄러운 세상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큰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국가 간 정책경쟁하고 있는데, 우린 시대흐름에 맞지 않게 큰 기업은 규제하고, 작은 기업은 도와주는 따뜻한 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국가 간 정책경쟁 중에서 가장 첨예하게 경쟁하는 법인세에 있어서, 이미 한국은 국제간 흐름에 역행하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그 대가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비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제시장에서도 이상한 현상이 서서히 일어날 것이다. 경제법칙은 자연법칙처럼 너무도 자명하나, 경제에 무지한 권력가는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개념이 없다. 이런 무지가 결국은 국가경제의 퇴보로 나타나고, 국민의 삶의 질은 피폐해 질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자유가 훼손되어 감에도 정치권에선 이를 심각하게 느끼고 비판하는 정치인이 거의 없다. 큰 정치인은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자유정책의 틀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정치계에선 그런 큰 정치인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부분 정치인은 그들의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감각적인 정책을 주장한다. 그래서 포플리즘 정책은 집권 여당 뿐 아니라 야당 국회의원들도 선호한다.

특히 겉으로는 자유와 보수를 표방하는 야당에서, 경제자유를 침해하는 정책을 주장하는 잔챙이 의원들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더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제도권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자유를 훼손하는 정책으로 서로 경쟁할 것이고, 그 결과 우리의 경제자유는 더욱 침해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경제를 생각할 때 이는 비극이다. 우리의 정치구조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정치인들은 그들의 정치생명 연장만을 위해 작동하는 '정치실패'다. 이런 실패도 민주주의라는 틀 속에서 형식적 절차를 강조하고, 그 결과를 신성시하려 한다.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가치를 무시하고, 표만 모아서 절차적 정당성만 만족되면 위대한 민주주의로 포장하는, '천민 민주주의'가 되고 있다.

한 국가의 정치구조는 결국 국민의 의식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의 정치실패는 결국 우리 국민의 자유에 대한 의식부재에서 파생된 결과일 뿐이다. 올해는 경제자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수준을 높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그 길 밖에는 방법이 없다. 민주주의라는 절차적 형식이 있는 한,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나는 길 또한, 민주주의 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진권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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