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기업' 매몰된 곳에 호의 베푸는 것 정의 아냐
기업이 앞장서서 '자유시장경제 수호'할 동지 모아야
   
▲ 조우현 산업부 기자
삼성언론재단을 두고 갖가지 음모설이 횡행하고 있다. 삼성이 언론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삼성이 ‘피아(彼我)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정도다. 

삼성언론재단은 1995년 말, “언론이 잘 돼야 국가와 국민이 잘 된다”는 이건희 회장의 소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이 재단은 언론인 대상 해외연수사업, 기획취재 지원, 저술 지원 등 언론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이 재단에서 언론인 해외연수를 지원한 것과 관련, “삼성이 범 언론계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재단을 설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언론들이 “이 같은 파격적인 지원이 일각의 의혹을 사는 빌미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재벌 기업의 로비 창구로 전락할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걱정은 언론과 기업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한 건전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지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적정선’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은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그들이 지켜야 할 ‘적정선’은 그들의 지적·도덕적 수준에 달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지나치게 객관적인 자세를 취하려다 보니 삼성언론재단이 본의 아니게 제 발목을 잡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제21회 삼성언론상 이야기다. 2017년 삼성언론상 ‘취재보도상’ 부분의 수상 영예는 한겨레신문의 ‘최순실 게이트 연속보도’와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국정개입 확인’ 팀으로 돌아갔다.

   
▲ 2017년 삼성언론상 ‘취재보도상’ 부분의 수상 영예는 한겨레신문의 ‘최순실 게이트 연속보도’와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국정개입 확인’ 팀으로 돌아갔다./사진=삼성언론재단 홈페이지 '21회 삼성언론상' 화면 캡쳐


두 언론사의 보도가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소위 '최순실 태블릿PC'라고 단정지은 것과 관련해 조작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국과수가 진행한 포렌식 검정 보고서에 의해 JTBC가 이 태블릿PC의 사진폴더와 카톡 대화방까지 삭제한 것이 드러났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라는 비극을 가져온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의 피해자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해당 언론은 여전히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의 주범이라는 프레임 하에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피아(彼我)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객관적’이라는 명분하에 제 발등 찍는 결과를 초래한 삼성언론재단의 결정은 부끄러운 처사다. 기업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반(反)기업’, ‘정경유착’이라는 프레임에 매몰된 일부 언론, 단체에 호의를 베푸는 것은 정의(正義)가 아니다.

기업의 ‘지원’은 기업이 발전해 나가는 수단이자 전략이 돼야 한다. 삼성에 대한 비난, 왜곡, 음해를 일삼는 곳에 마음 두지 말고, 기업이 앞장서서 시장 수호를 해야 한다. 기업 경제의 중요성을 아는 ‘동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자유가 보장된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이윤창출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제 기업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