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통한 회장 행장 인선 신관치, 윤종구 KB금융회장 등 지주회장 견제 의혹
금융당국이 은행 사외이사 선임에 간여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 은행 자율에 맡겨야 한다.

공기업도 아닌 민간은행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는 것은 반시장적이다. 구시대적인 관치금융을 부활하려는 것이다. 신관치이자 신금융적폐행태다.

금융당국은 오만한 은행경영 개입을 철회해야 한다. 건전성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선임에 노골적으로 관여하면 시장경제와 은행자율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은행연합회에서 사외이사를 관리하면서 이들 후보군에서 사외이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금융선진화를 개악시키는 짓이다. 이럴 구태의연한 규제마인드로 똘똘 뭉친 금융당국은 없는 것이 백번 낫다.

민간은행의 사외이사 선임은 주총과 이사진들이 결정할 사안이다. 은행연합회가 풀단을 구성해서 선임하는 것은 이사회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주주들에 대한 배임이 될 수도 있다. 은행지분의 절반이상을 소유한 외국인주주들이 소송등을 할 가능성도 있다.

   
▲ 금융위와 금감원이 은행과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선임에 개입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 개입은 신관치금융으로 금융자율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김정태 KEB하나금융회장 등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정치적 의혹도 제기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위 제공

은행연합회에서 사외이사군을 관리하면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 인사권을 통제하겠다는 포석에 불과하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통제 하에 있다. 사외이사들의 독립성도 저해된다. 정부가 은행경영과 인사에 관여하는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

현재 4대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은 법조계와 학계 관료 금융계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다. 외환위기이후 장기간의 수업료를 거치면서 사외이사 운용방안을 정교하게 다듬어 왔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간여는 3월에 은행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것과 맞물려 있다. 문재인대선켐프나 친정부 인사들을 대거 낙하산으로 은행에 보내겠다는 정권차원의 포석도 있다.

KEB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을 집요하게 퇴진시키려는 음모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최종구 금융
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그동안 김 회장을 겨냥해 금융지주회장의 연임 문제에 대해 흠집을 내왔다. 회장이 자신과 잘 아는 사람들로 사외이사를 꾸려서 연임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김회장은 3월 주총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회장 재임기간 실적도 좋았다. 도덕적으로도 특별한 하자가 없었다.

금융위의 행태는 김회장이 김승유 전 하나금융회장의 후계자인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김전회장은 이명박 전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MB시절 금융계 4대천황으로 불렸다. 현정부는 노무현전대통령을 수사한 MB를 겨냥해 다스 수사를 재개하는 등 전방위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전대통령과 사돈기업인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에 대한 수사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정권의 충견으로 전락시킬 뿐이다.

KB 신한 농협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금융당국의 신관치행태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윤종구 KB금융회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KB은행을 리딩뱅크로 도약시켰다. 노조는 여전히 윤회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본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몽니와 철없는 행태는 겨우 리딩뱅크 위상을 되찾은 KB금융지주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현정권이 금융지주사에 대해 각종 인사비리등의 책임을 물어 압박을 가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연임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이광구 전우리은행장은 인사채용 의혹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황당한 채용 의혹에서 벗어나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신관치개입은 문재인정권이 끝나는즉시 금융적폐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금융경쟁력이 아프리카후진국 수준이라는 국제기관의 보고서가 있다. 문재인정부마저 관치금융을 예사로 하면 한국 금융산업은 후퇴할 것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메가뱅크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뿐이다.

금융당국의 부적절한 처신과 행태는 철회돼야 한다. 금융신적폐를 쌓아가면 차기정권에서 관여자들이 수난과 곤욕을 치를 것이다. 금융당국자들은 자신들의 머리에 숯불을 쌓아놓는 어리석은 행태를 되돌아봐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