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놓고 내홍이 극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반대파가 투트랙 전략으로 배수진을 칠 전망이다. 

반대파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보수 대야합'이라며 전당대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투쟁을 하는 한편, 신당 창당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저지, 개혁신당 추진 병행이 답"이라며 "보수 대야합을 강하게 공격해야 우리의 정체성이 더 확고해지고 바른정당도 깨진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거론하는 '선(先) 안철수 대표 사퇴, 후(後) 전대서 통합 여부 결정' 중재안에 대해 "그 충정은 이해하지만, 아직도 안 대표를 너무 모르는 것"이라며 "안 대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사퇴는 안 한다"고 단언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있었던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 뒷얘기도 일부 거론했다.

그는 "햇볕정책 폐기와 탈호남 요구에 저는 '나는 정체성을 못 바꾸니 대선 후 내가 탈당한다는 각서를 쓰겠다'는 말까지 했지만, 단일화엔 실패했다"며 "대선 후 안철수 당신은 '자기는 단일화 얘기를 잘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제가 문자보고를 했기에 그 내용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합파는 이번 달 마지막 주 일요일인 오는 28일께를 전대 목표일로 잡고 있으며, 이때를 전후로 바른정당과 함께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양당 사이에는 통합 초기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달 9일 시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에 합당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전대 총력저지에 나선 반통합파의 반발과 저항이 워낙 거세 전준위 구성부터 합당 안건 통과에 이르는 단계마다 줄줄이 난항이 예상된다.

먼저 반대파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객관적인 전준위 구성을 위해 자신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안 대표 측에 요구하고 있다.

또한 '운동본부'는 전대에서 통합이 결정 될 경우 신당창당도 준비하며 투트랙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통합반대파 의원들이 개혁신당 창당준비기구를 공식화하고 '개혁신당' 창당준비단장으로 김경진 의원을 내정했다.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가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반대파가 별도의 창당 작업에 뛰어들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사태가 현실화됐다.

통합 반대파로 분류된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당이 불안 속에 있다. 먼저 당의 내홍을 봉합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지금으로 봐선 힘들 것 같다"면서 "전당대회 상황을 지켜 보면서 신당창당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하면 갑자기 2위로 올라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며 "제일 큰 안보 문제로 인해 의견 갈등이 예상 된다. 이로 인해 곧 당이 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국민의당 이동섭 선관위원장이 지난해 12월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및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발표하자 통합반대파인 한 당원이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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