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사업 기대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등 변수도 남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정부가 남북고위급회담을 추진하면서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에 활기가 돌고 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현대그룹 제공
8일 현대아산은 이번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와 더불어 최근의 남북관계 회복 시그널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와 남북경협에 새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언젠가는 평화의 길로 접어들 것을 의심치 않는다”며 “남북한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해 사명감을 더욱 견고하게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오는 9일 판문점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전날 대표단 구성을 마쳤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이자 2년 1개월만이다. 

이번 회담에는 남북 각 장차관급 3명이 포함됐으며, 통일부 장차관이 나란히 남북회담 대표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들어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지난 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드러낸지 하루만에 북한이 먼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접촉을 시도해온 것이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북한이 연락수단을 모두 끊어버린 지 23개월 만이다.

현대그룹도 예전과는 달리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향후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는 “언제든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와의 협력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지난 10년간 1조원 이상 누적 매출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이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에 대응한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44.6%를 차지했던 1140억원이었던 현대아산의 관광 사업은 2016년에는 영업손실 73억원, 당기순손실 240억원을 기록했다. 임직원 수도 5분의 1로 줄었다.

현대아산은 매년 누적되고 있는 손실액과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사업은 남북관계 흐름, 국제사회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남북한의 대화를 통해 언제든지 사업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현대아산의 입장이다.

현대아산이 개성공단 중단 이후 함께 고통을 분담해 온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입주 기업 피해액은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최근에서야 정부가 6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그 피해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위급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제재 기조하에서 경제 협력 관련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 가동 여부와 우리 정부의 경제적 지원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벗어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따른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요구 등은 북한의 한미 연합훈련 영구 중단, 주한미군 철수 주장 등과 대치될 수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문제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관계자는 "우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가 잘 되어야 개성공단도 논의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대북사업 재개는 과거에도 기대감만 나오다가 끝난 적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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