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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 향해 '평창 공세'ㆍ군사회담 받고…비핵화는 '美에 공'
리선권 "비핵화 논의, 얼토당토 않아" 조명균 "국민 관심 반영" 맞서
우리 제의 이산가족상봉 합의 불발…날짜없이 남북군사당국회담만 수용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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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1-09 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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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남북이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평창올림픽에 북측 대표단 참가를 비롯한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남북회담이 개최된 것으로 최근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 최고로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25개월만에 이뤄진 대화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 앞서 오랫동안 폐쇄됐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복원된 데 이어 이날 회담 도중 우리 정부가 10일 오전8시부터 서해 군 통신선을 개통한다고 밝혔다.

남북은 이날 오전10시에 전체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오전11시30분 3대3 수석대표 접촉과 오후에 세차례 대표 접촉을 거쳐 공동 보도문 문안을 조율했다. 오후7시5분 남북 양측의 수석대표 접촉 이후 오후8시 종결회의까지 거쳤다.

이렇게 발표된 남북 공동보도문에는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간 군사당국회담 개최가 포함됐으나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는 담기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외 우리측이 제안한 두가지 중 한가지만 수용한 것이다. 

앞서 우리측은 평창올림픽에 많은 북한 대표단을 파견해줄 것과 남북 공동입장 및 공동응원, 예술단 파견 등을 제의하면서 오는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이에 북측은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외에도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 타결에 성공해 모두 세가지 조항으로 명시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첫째,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석을 명시하며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남측이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북측의 사전 현장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과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개최에도 합의했으며, 일정은 차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둘째, 남북은 군사적 긴장 상태 해소를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했다.

셋째, 남북은 지난 정부에서 나온 남북선언들을 존중하고,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각 분야의 회담들도 개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공동보도문이 발표되기 전 마지막 종결회의가 40분 동안 이어졌으며 이때 북측 단장인 리선권이 남측의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동시에 남측이 회담 도중 발표한 서해 남북 군 통신선 개통과 관련해 “지난 3일에 개통한 것을 왜 오늘 공개했냐며 불만 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부 2차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사진=연합뉴스


실제 이날 모든 회담 종료 뒤 북측으로 돌아가던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남측 취재진의 ‘오늘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전혀 의제가 되지 않았나’를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네”라고 답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밤 9시5분에 MDL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갔다.

앞서 남북이 공동보도문을 낭독하는 종결회에서도 리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로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얼토당토 않은 여론을 확산은 이해가 안된다”라며 노기를 표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자신의 발언 차례가 오자 “남측 언론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 남측 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리 위원장의 얼굴을 뚜렷하게 응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첫 대화를 어렵사리 성사시키면서 고위급회담으로 제안했고, 북측이 이를 전격 수용했다. 그럼 만큼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평창올림픽을 위한 대화로 한정짓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사실상 회담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가 재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최소한 북핵 동결을 위한 비핵화 회담을 시작하자는 제안으로 우리측이 이런 제안을 꺼낼 때까지만 해도 북측은 특별한 언급이나 반응없이 경청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측도 이날 한반도에서 군사적으로 긴장완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회담 대표단 대변인을 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북한의 군사적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으며, 이날 회담에서 북측도 평창올림픽 외에 자신들의 대표적인 요구 사항과 입장을 남측에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남북이 발표한 합의보도문에는 회담의 정례화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평창올림픽에 북측 고위대표단이 오고, 향후 남북간 고위급회담과 여러 분야의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고, 남북간 교류 협력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정례화 합의나 후속 날짜가 합의되지 않은 점에서 남북회담 논의 때마다 공을 들여야하게 됐다. 

또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외 군사당국회담 개최만 합의된 것은 평창올림픽 이후 미뤄뒀던 한미군사훈련이 속개될 수밖에 없는 스케줄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 순풍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나온다. 결국 북한은 핵‧미사일 문제는 한국과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미국에 다시 공이 넘어간 셈이다. 

이날 남북회담은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 북핵 문제가 상존한 가운데 어렵게 첫걸음을 내딛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이 평창올림픽에 대거 참가하는 것 외에 다음 회담에서 풀어야 할 남북간 ‘난제’만 확인한 것으로 보여 진보를 아우르는 지난 정부가 남북회담을 열 때마다 보여줬던 낯익은 숙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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