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니퍼트 '9회 등판 요청'...'희생으로 쌓은 첫 완투승'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3)가 시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니퍼트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까지 상대 타선을 5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17-2로 크게 이기면서 니퍼트는 올 시즌 1호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 프로야구 뉴시스 자료사진
 
니퍼트가 모든 이닝을 책임질 이유는 많지 않았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3개로 많지는 않았지만 15점이나 앞서고 있는 만큼 후반 이닝은 다른 투수들로 대체할 수도 있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송일수 감독은 니퍼트의 9회 등판에 대해 "본인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점수가 많이 벌어져서 8회를 마친 뒤 니퍼트를 빼려고 했다"는 송 감독은 "본인이 중간투수들을 쉬게 해주고 싶다고 하더라. 그 뜻을 존중해서 9회에도 니퍼트를 마운드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빡빡한 9연전과 선발 투수들의 조기 강판으로 과부하가 걸렸던 불펜진은 니퍼트 덕분에 모처럼 긴장감이 덜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니퍼트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한국 무대 4년차인 니퍼트는 올 시즌 유독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직전 등판인 4일 LG 트윈스전에서는 6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8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역투를 선보인 니퍼트는 9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2~4번 타자들을 공 11개로 요리했다. 시즌 성적은 4승째(4패) 확보와 동시에 5.36으로 어울리지 않던 평균자책점도 4.76까지 끌어 내렸다.
 
 이번 완투승으로 니퍼트는 반전의 발판을 스스로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