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질문에 "남북대화 성사에 트럼프의 공 매우 크다고 생각"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북한과 대화가 시작됐지만 북핵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대북제재에 있어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함께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기까지 나의 공이 크다고 주장한 것을 어떻게 보시나’라고 묻자 “남북대화가 성사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은 전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오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대규모 대표단의 참가를 합의했다. 남북이 이 회담을 열기로 합의하자 미국 정부 일각에서 ‘대화만을 위한 대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화는 좋은 것”이라며 “대북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가 성사된 데 대해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제재와 압박의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하며 “평창올림픽 전에 독자적으로 대북재재를 완화할 생각을 지금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다른 외신기자의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은 긴밀하게 공조해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전혀 이견 없이 협력해왔다”면서 “그런데 국제사회가 북한이 도발할수록 제재 압박을 높이는 목표가 북한이 대화의 길로 나와서 핵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참여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이 높아지면 지나치게 긴장이 고조돼 우발적인 충돌도 있을 수 있어 이를 막고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사려 깊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고, (이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핵 문제가 해결되어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제재 압박의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그래서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북핵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두가지 모두를 구사하는 대북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정상회담을 비롯해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 정상회담을 하려면 여건이 조성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 성과도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수 있다”고 했다. 

신년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이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도 전날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언급한 지난 남북선언들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꽉 막혀있던 남북대화가 복원되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 분위기 조성을 지지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다”며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시작된 남북대화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 시작이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 나아가 북핵 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다.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참가한 북한의 고위급대표단과 남북회담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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