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권력구조·개성공단 등 700건 담겨…국내 언론 등장 않은 내용 소개
[미디어펜=문상진 기자]위키리크스의 비밀문서를 한국어로 번역, 서비스 해 온 위키리크스한국은 한반도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는 상황에서 더욱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북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북한 섹션'을 오픈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섹션에는 위키리크스 비밀문서 번역 문건은 물론 북한 핵, 미사일 관련 실시간 국내외 뉴스와 글로벌 싱크탱크들이 분석한 진단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위키리크스한국이 확보하고 있는 북한 관련 콘텐츠는 700여건에 이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관계자는 "북한문제는 '한반도 리스크'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정부와 국민들이 북한 문제를 더욱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향후 북한 핵 문제, 북한-중국-러시아 역학관계, 북한 내 권력구조, 개성공단 등 다각적 차원의 비밀문서, 희귀문서, 진단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는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묘책인가? 실수인가? △북한의 역사에서 트럼프가 알아야 할 것은…강대국의 게임판에 휘말려 온 한반도 △북한 폭격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피난처를 제공할 것인가 등 국내 언론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내용들을 위키리크스 및 전문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 개성공단 전경./자료사진=연합뉴스

위키리크스한국이 이날 소개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문제의 경우 미국이 그동안 개성공단에 대해 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는지 배경을 시사해 주고 있다.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노무현 정부 때였던 2007년 7월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중 96% 가량이 북한 정권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밀문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주한미국대사관의 2007년 7월 18일자 기밀문서(wikiLeaks 07SEOUL2144_a)에 따르면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당시 북한 정권이 공단 근로자들의 월급 58달러 중 2달러 정도 만을 근로자들에게 북한 화폐 등으로 지급하고, 56달러는 북한 정권의 수중으로 들어간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이 기밀보고 전문은 당시 국무부는 물론 CIA,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미 태평양사령부, 동북아 각 대사관에 발송됐다.

2014년 3월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E) 부소장이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발간된 보고서에서 "노스 코리아(North Korea) 영토인 개성공단 근로자 한 명이 한 달에 받는 실질적인 돈은 2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바 있으나, 미국 정부는 이미 이 보다 7년 앞서 실질적인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의 경로를 자체적으로 조사했던 것이다. 

2004년 10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권 때인 2016년 2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계기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로 공단 재개문제가 숱하게 수면에 올랐었지만,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동안 미국이 개성공단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해 온 배경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의 이번 보고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보고를 계기로 미국은 북한 정권이 개성공단 근로자들로부터 떼어낸 임금으로 미사일과 핵 기술을 진전시키는데 활용해왔다는 심증을 굳혔고, 박근혜 정권 들어서도 북한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자 제재 수단으로 개성공단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심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버시바우가 설명하는 개성공단 근로자 급여의 흐름은 이렇다.

공단에 입주한 회사들은 개성공단의 중앙특별구역사무소에 1인당 58달러씩의 월급을 지불한다. 북한 측은 이 58달러 중 사회보험과 다른 수당 명목으로 30%인 17.4달러를 공제한다. 이렇게 되면 40.6달러가 남는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은 이 달러를 만져볼 수 없다. 북한 측은 40.6달러 중 2달러에 해당하는 5684원의 북한 화폐 및 생필픔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북한 화폐는 공식적으로 1:140이지만 암시장에서는 1:2800에 달해 북한 화폐 5684원은 2달러에 해당한다.

개인들에게 북한화폐 1261원을 포함, 의복과 신발 등 총 5684원 어치의 현금과 물품을 지급해도 개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임금이 된다는 것이다.

버시바우는 "개성공단 근로자가 1만5579명인 점을 감안하면, 매월 미화 87만달러가 북한 정권으로 흘러간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9월 11일(현지시간) 통과된 유엔 안보리의 북한 섬유, 의류 수출 금지조치로 인해 개성공단은 재개하더라도 수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 중 섬유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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