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이내 치료이력 없는 경우 가입 가능
   
▲ 자료제공=금융위원회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1. 김모씨(65세)는 노후실손의료보험 청약서를 작성하던 중 보험설계사에게 지난해부터 고혈압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알렸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가입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은 김씨는 노후실손 가입을 포기했다.

#2. 3년 전부터 척추측만증으로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는 이모씨는(45세)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거절됐다.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어도 척추측만증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보조기를 착용하기 시작한 이후 3년간 척추측만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가입이 거절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 사진=백지현 기자

앞으로는 이처럼 고혈압 등 단순 투약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나 최근 2년간 치료이력이 없는 경우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추진방안 가운데 하나로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손보험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고령화 진행에 따른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한 실손보험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행 실손보험은 치료이력이 없거나 건강한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해 의료비 보장이 필요한 이들이 오히려 실손보험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컸다.

그러나 올 4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질병이력이나 만성질환이 있어도 최근 2년 이내에 치료이력(입원, 수술, 7일 이상 치료여부)이 없는 경우엔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자를 최대한 확대하기 위해 투약을 가입심사 항목 및 보장범위에서 제외해 고혈압 등 약을 복용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실손보험과 비교해 5년간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10개에서 1개(암)으로 대폭 축소했다. 암은 의학적으로도 5년간 관찰을 거쳐 완치 판정을 하며, 전이‧합병증 등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보장범위는 대다수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진료행위를 보장하는 착한 실손의료보험 기본형 상품과 동일하며, 월 보험료는 50세 남성의 경우 3만4230원, 여성의 경우 4만892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실손보험보다는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자기부담률 30%, 최소 자기부담금(입원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2만원) 등 보완장치를 통해 무분별한 의료이용 등에 따른 보험료를 높이지 못하도록 했다.

보혐료는 매년 갱신되며, 3년마다 유병력자 통계 축적이나 국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경과 등을 반영해 보장 범위와 한도 등 상품구조가 변경된다. 상품구조 변경시 암 발병 이력자의 실손가입 확대 방안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그동안 실손가입이 어려워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할 위험에 노출됐던 유병력자와 경증 만성질환자에 대한 보장으로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 출시 전 실제 출시되는 상품 정보에 대해 소비자에게 적극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