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내 최악 장기파업, 회사 내우외환 외면 철밥통 기득권 모럴해저드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지난 15일 우여곡절끝에 노사 잠정합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씁쓸하기만 하다.

50년만에 해를 넘겨 파업을 벌이고,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후에야 겨우 임단협안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찬성율도 61%에 불과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말 노사잠정합의안을 거부한 후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20만원 더 받으려고 노조가 벌인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귀족노조의 민낯만 드러냈다. 국민들에게 현대차노조에 대한 극도로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줬다.

지난해 4월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노조는 회사를 무수히 괴롭혔다. 사측과의 협상과정에서 무려 24차례나 파업을 벌였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도 7만7000여대, 1조6000억원이 넘었다.

파업과정에서 없어서 못파는 차량생산을 방해했다. 일부 노조원들이 쇠사슬로 신형 SUV 코나생산라인을 감싸는 만행을 벌였다. 한 대라도 더 생산해서 팔아야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데도,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자해행위를 벌였다. 경쟁사인 도요타 노조가 와서 행패를 부린 것같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으로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했다. 3분기까지는 매출과 순이익이 반토막나는 위기를 겪었다. 미국에서도 엔저 악재로 판매가 줄었다. 국내에서도 판매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어둡기만 하다. 올해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70만대 적은 755만대로 책정했다. 지난해 판매도 목표치에 비해 100만대가 모자라는 725만대에 그쳤다. 올해도 사드보복 여진이 남아있는데다, 트럼프미국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친환경 차량 개발경쟁 격화등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현대차 노조가 노사잠정임단협 합의안을 우여곡절끝에 통과시켰다. 부결시킨 1차합의안에 비해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이 추가된 2차 합의안을 받아들였다. 해를 넘겨 파업을 벌인 현대차노조의 극단적인 기득권 고수행태는 현대차의 미래에 암운을 던져주고 있다. 노조의 철밥통고수로 울산자동차도시는 제2의 디트로이트시로 전락할 것이다. 수십만개의 청년일자리도 해외로 내쫓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2차 임단협에 합의한 후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영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임원들은 급여10% 반납으로 고통을 분담했다. 사무직들도 급여동결로 위기극복에 동참했다. 철밥통 노조원들만 파업을 무기로 회사를 궁지로 몰아가는 모럴해저드를 보였다.

현대차 근로자들 연봉은 9400만원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생산직이다. 신도 못들어가는 귀족직장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국내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3387만원에 불과하다. 현대차 근로자들은 평균 근로자들보다 무려 3배나 더 받는데도, 악질적인 파업을 벌인다.

노조의 삼류 막장드라마는 더 이상 방영돼선 곤란하다. 종방돼야 한다. 이대로가면 국내생산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현대차의 글로벌생산 중 국내비중은 2010년부터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기아차가 남양에 공장을 지었지만, 현대차는 96년이후 공장을 짓지 않았다. 수십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속속 이전됐다. 철밥통노조가 국내에서 가장 가고 싶은 직장을 해외로 내쫓았다.

현대차 노조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중국 충칭공장근로자는 울산공장 노조원의 9분의 1 임금을 받고서도 생산성은 1.6배나 더 높다. 오죽하면 친노조성향의 송영길 민주당중진이 현대차 충칭 공장을 방문한 후 국내자동차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토로했겠는가? 월 94만원을 받는 충칭근로자의 생산성이 160인반면, 울산공장 노조원의 생산성은 100에 불과했다.

평균연령도 비교가 안된다. 울산노조원들이 46세로 중년인 반면, 충칭공장은 평균 26세로 가장 왕성한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 1세대 노조위원장마저 “망해봐야 정신차릴 것”이라고 후배노조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겠는가?

노조가 변신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현대차도 노조에 장기간 발목잡히면 글로벌 신차대전과 자율주행차대전등에서 승전보를 올리기 어렵다. 이제 겨우 수만대의 자율주행차를 판매한 미국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지난해말 미국의 빅3 중 포드와 GM을 제쳤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누가 선점할 것인가? 자율주행차 시장을 놓고 기존 완성차메이커와 테슬라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IT기업간에 대전이 불가피하다.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시장의 주도권 향방에 따라 현대차의 운명도 결정될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은 국가적 차원에서 친환경차량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 문재인정권은 촛불개혁과 재벌개혁을 한다면서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을 옥죄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국내외 위기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차 노사가 비상한 각오로 함께 뛰어야 한다. 미래시장은 그냥 열리지 않는다. 노조원들은 내 직장이 10년, 20년후에도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고민해야 한다.  

   
▲ 세계자동차시장은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량 대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의 운명도 여기에 달려있다. 노사가 손을 잡고 글로벌 자동차대전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의선 부회장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제네시스90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노조는 기득권향유를 자제해야 한다. 도요타노조처럼 내몫고수를 양보하고, 회사가 다시금 성장엔진을 밟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

도요타는 수년째 엔저호황으로 매년 20조원이상 이익을 내고 있다. 노조는 회사에 파업을 무기로 압박하지 않는다. 60년이상 무파업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월 1만원가량 인상만 요구한채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노조는 자율적으로 공정개선에 앞장선다. 노조는 철저히 선회사 후노조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글로벌 친환경차량 전쟁에서 탄탄한 재정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득권사수에 혈안이 된 현대차노조와는 딴판이다.

고임금 기득권노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회사가 위기를 맞으면 노조도 고통분담해야 한다. 노조가 늘 강조하는 사회적 대의도 지켜야 한다. 비정규직 및 하청근로자들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데도 앞장서야 한다. 1차 잠정합의안에는 하도급근로자 3500명을 특별고용하는 방안이 들어가 있다. 노조집행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한 셈이다.

노조원들은 임금을 더 받기위해 1차 합의안을 부결시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노동자간 사회적 연대를 외쳐온 노조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드러냈다.

한미FTA가 재협상되면 자동차개방 이슈가 불거질 것이다. 트럼프의 자동차분야 통상압박에 대비해서라도 노사가 경쟁력강화에 힘을 합쳐야 한다. 현대차가 직면한 대외적 악재를 이겨내고 글로벌톱3의 위상을 높이는데 손을 잡아야 한다. 노조는 더 이상 국민적 지탄을 받는 철밥통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울산자동차메카가 미국 디트로이트처럼 몰락한 자동차도시로 변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디트로이트시로 전락하느냐, 글로벌자동차메카로 지속발전하느냐 여부는 노조에 달렸다. 디트로이트는 비싼 의료보험 부담과 연금보장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인구는 180만명에서 80만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실직한 근로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낯선 도시에서 임시직과 시간제 일자리를 전전했다. 도시가 슬럼화되고 나서야 비용삭감, 임금 삭감, 구조조정이 가능했다. 현대차 노조도 디트로이트 자동차노조처럼 수렁진창에 완전히 빠져야 정신을 차릴 것같다. 그때는 늦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도요타노조의 60년 무파업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전투적이고 막강하다. 생산라인을 언제든지 멈추게 하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노조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세계최고 최강의 자동차노조다.

내부 노동시장이 개혁되지 않으면 최고의 보수와 최고의 고용은 조만간 종말을 고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금기시되면 현대차 울산공장의 미래는 어둡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