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7년 남북 공동입장에서 10차례 사용…공동입장에 적용 예외적 사항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남북 선수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입장할 때 한반도기를 들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를 두고 개최국인데도 스스로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대회에 한반도기가 사용될 때마다 불거졌던 찬반 논란이 이번에도 재연된 것이다.

한반도기는 노태우 정부 당시인 1991년 4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남북단일팀이 출전할 때 공식 등장했다.

이후 2000~2007년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이 국제 스포츠대회에 공동입장할 때 10차례 사용했다.

2000년 9월 호주 시드니 하계올림픽 공동입장을 시작으로 해서 2002년 9월 부산 하계아시안게임, 2003년 1월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및 8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4년 8월에 열린 그리스 아테네 하계올림픽,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대회·10월 마카오 동아시아 경기대회, 2006년 2월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12월 카타르 도하 하계아시안게임과 2007년 중국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양측은 한반도기를 함께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최국이었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도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했다.

관건은 한반도기 공동입장이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맞느냐는 점이다.

남북 합의로도 바꿀 수 없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식에는 개최국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성화가 점화된 후 주최국의 대형국기가 애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올라간다.

대형 태극기는 2월 9일 열리는 개막식 내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휘날려진다.

   
▲ 남북은 양측 선수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입장할 때 한반도기를 들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남북이 1월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실무회담 전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통일부 제공


더욱이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 공동개최가 아니기 때문에 한반도기는 개막식에서 선수단 공동입장에만 적용하는 예외사항이다.

IOC는 오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본부에서 IOC가 주재하는 남북한 올림픽참가 회의를 열고 한반도기 사용을 비롯해 북한 올림픽 참가 세부안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IOC 회의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 남북한 고위급 정부 대표와 남북 양측 IOC 위원이 참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했던 노무현-김대중 정부 당시와 지금의 분위기가 북한 핵이라는 엄중한 현실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

국민들이 예전처럼 한반도기를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못할 뿐더러 국제사회에서는 핵 고도화 시간을 벌려는 북한 김정은의 평화 공세로 보이기 쉽다는 지적이다.

다음달 평창에서 남과 북이 공동입장하며 한반도기를 앞세울 경우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후 13년 만에 남과 북이 발걸음을 맞추는 스포츠대회가 될 전망이다.

스위스 로잔에서 현지시간 20일에 열릴 IOC 주재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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