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선언을 통해 신당 창당 구상을 밝히며 사실상 국민의당은 창당 2년 만에 분당된다. 

양당 대표는 우선 통합의 지향점과 신당의 비전, 정치개혁 의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아직 국민의당 내부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합당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통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의 한국 정치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무책임하고 위험한 진보가 양극단을 독점하면서 진영 논리에 빠져 나쁜 공생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며 "지역, 계층, 세대로 분열된 낡은 정치로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개혁신당은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 전쟁을 선언한다. 패거리·계파·사당화 등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한국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되겠다"며 "깨끗한 정치를 위해 부정부패는 성역없이 뿌리 뽑겠다. 유능한 젊은 인재들에게 과감히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당 대표의 통합선언문 발표로 인해 두 당의 통합 작업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도 조만간 추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진척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상돈 국민의당의 전당대회 의장은 2월 4일 임시 전대의 소집을 공고했다. 전대 소집 공고문에 따르면 2월4일 오전 6시 개최되는 전당대회의 투표 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다. 투표 장소는 모두 23곳이다. 안건은 바른정당과의 합당의 건, 수임기구 설치의 건이다.

통합 반대파 의원인 이 의장의 전대 소집에 이어 통합 추진력을 얻기 위해 선언문을 이날 발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통합의 난관으로 여겨지던 전대 소집으로 인해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선언문 발표는 또 당내 유보파·중재파를 비롯한 일부 온건 반대파를 향해 통합에 함께 하자는 메시지로도 읽힐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파 측은 통합에 가까워질수록 반대파 이탈 의원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당내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점쳐지는 상황이라 원심력 차단용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탈당한 박인숙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면서 바른정당은 의석수는 한 자릿수(9석)로 내려앉았다.

한편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는 두 당의 정체성 차이를 강조하고 전대를 통한 통합 안건 의결이 이뤄지기 전의 통합선언을 집중 비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파 의원인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가 유 대표와 통합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불법이고 해당행위"라며 "의총에 보고도 되지 않고 설사 사전보고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후 의총 추인이 관례"라고 반발했다.

박 전 대표는 "안철수식 독재당 운영은 박정희 전두환을 능가하는 독재수법으로 명백한 해당행위이기에 이를 인정 못한다"고 적었다.

반대파는 통합 안건 의결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통합파가 당규를 개정한 것을 놓고 무효를 주장하며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해둔 상태다.

반대파는 또 오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와 함께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이 단계부터는 법적 지위를 갖지만 창당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할 수 있다.

통합 찬반 측이 서로 마이웨이를 선택하면 국민의당은 창당 2년만에 막을 내린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만나 인사한 뒤 밝은 표정으로 자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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