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는 2018년 연말까지 남북대화를 활성화해서 비핵화 대화의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통일부 2018년 업무보고의 대북‧통일정책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포괄하는 우리 주도의 ‘평화 로드맵’ 이행”을 골자로 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확정됐지만 여전히 올림픽 이후 남북간 비핵화 논의가 진전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거부하는 비핵화 논의에 우리측이 평화협정 카드를 얹어 대화를 지속시키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정부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복원시켜 정례화하고 체계화를 추진해 앞으로 남북대화와 국제공조를 토대로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고, 북한 핵동결을 입구로 한 단계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북한의 오는 2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를 계기로 남북 공동문화행사, 남북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 개성만월대 유물 평창 특별전 등이 남북교류 활성화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시 남북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대화 여건 조성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해 통일부는 “미국과 일본은 제재 압박을 강화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대화를 통한 해결 추진이라는 입장차가 여전하다”며 “다만 UN과 EU 등이 북미대화 중재 노력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고, 북미 양측도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또 “남북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더라도 비핵화 진전 없이는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면서 “북핵 문제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북한의 대남 유화적 접근에 대한 한미관계 균열, 제재공조 이완 등 내외의 우려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통일부는 “우리 주도의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간 비핵화 대화를 지원하고 견인하면서 한반도를 평화 국면으로 전환시킬 촉매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 남북관계 해빙 기회를 통해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을 본 궤도에 올리고,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올해 업무의 기본 방향을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을 본격 추진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의 선순환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 국면 진입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토대로 균형 잡힌 대북‧통일정책 추진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남북대화 활성화 및 비핵화 대화 여건 조성 △남북교류의 단계적 복원 및 확대‧발전 △대북‧통일정책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대 확보를 한다는 계획이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부 2차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사진=연합뉴스


앞서 밝힌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포괄하는 우리 주도의 '평화 로드맵' 이행 외에도 이산가족‧납북자‧억류자 문제와 함께 북한의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계층과 말라리아‧결핵 등의 감염병 예방 등 보건의료 분야를 포함한 대북지원 등 인도적 현안 문제를 진전시킨다. 

겨레말큰사전‧만월대 등 기존 교류사업과 함께 보건의료‧산림‧종교‧체육‧문화 분야에서 민간‧지자체 남북교류를 재개하고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6일 ‘베를린 구상’으로 밝힌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동북아에 평화와 번영의 경제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기반한다.

통일부 이미 지난해 11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신경제지도 구상의 구체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 부처 협의체,국책 연구기관 협의체 구성 등 협업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구상의 핵심 내용인 에너지사업인 환동해권, 물류산업인 환서해권, 평화정책인 접경지역을 개발하는 ‘3대 경제벨트’와 인적교류는 물론 기술적‧제도적 협력을 꾀하는 ‘하나의 시장 협력’ 실현을 위한 세부 추진과제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정부 부처의 협업으로 종학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여건을 조성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측 지역에서 실시할 수 있는 사업을 우선 검토해 추진해서 협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대 확보를 추진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통일국민협약’을 추진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북‧통일정책에서 사회적 합의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내에서도 대북정책에 있어서의 ‘남남갈등’이라 불리는 이견이 있다”며 “그동안 대북정책이 탑다운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국민과 시민사회단체, 국회의 목소리를 담아서 서로 차이점과 공통점 등 공통분모를 모으고 사회적인 약속을 만들어보자는 국정과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과제를 2020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 당국자는 “지난 남북고위급 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이 투영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회담의 정례화도 포함돼 있다”면서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국내의 공통 협약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점차 고위급 회담이나 국민협약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탈북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북한이탈주민정책,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통한 북한인권정책 체계 완비 등 균형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탈북민의 실생활 수요에 부합하는 ‘생활밀착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탈북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맞춤형 취업지원 체계를 재구축한다는 방안이다. 

가령 중소기업연수원과 협업해 탈북민 선호 직종의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양질의 단기 연수처 연계를 통해 일자리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남북하나재단과 하나센터의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내실화해 탈북민을 위한 특화된 종합 취업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