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윤식당2'가 잘 나가는 이유가 뭘까. 완벽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방송된 tvN '윤식당2' 3회는 14.4%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앞선 2회 때의 14.8%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의 절대 강자 위치를 지켰다.

3회에서도 '윤식당2'가 딱히 유별난 그림을 보여준 것은 없다. 식당은 평화롭게 영업을 이어갔다. 손님은 조금 많아졌다. 사장님 겸 메인셰프(윤여정)는 여전히 손님 한 명 오고 안오고에 일희일비하며 자작랩과 함께 요리에 열중하고, 이전무(이서진)는 짙은 보조개를 슬쩍슬쩍 보여주며 커피를 내리고 한편으론 식당 경영 걱정을 한다. 정과장(정유미)은 주방의 온갖 일을 원더우먼처럼 척척 해내며 보조셰프 역할에 충실하고, 알바생(박서준)은 빛나는 외모로 왔다갔다 하며 재료준비와 홀 서빙 등 열일을 해낸다.

   
▲ 사진=tvN '윤식당2' 포스터


이처럼 심심할 수 있는 '윤식당2'가 왜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윤식당2'를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치는 '어벤저스급 직원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서진은 경영학도 출신답게 끊임없이 식당 운영의 발전 방향을 궁리한다. 이서진이 특히 신경쓰는 것은 메뉴. 2회에서 잡채를 새 메뉴로 추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이서진은 이날 3회 방송에서는 닭강정을 또 하나 새 메뉴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고 성공을 거뒀다. '윤식당' 시즌1에서 닭튀김 메뉴로 재미를 봤던 것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닭강정은 단번에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단순히 메뉴만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이틀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비빔밥이나 닭강정 요리에서 별로 인기 없는 매운 고추장 양념을 뺀다든지, 손님들이 거의 찾지 않는 제육 비빔밥을 없애고 소고기 비빔밥으로 단일화 시킨다든지 하는 꼭 필요한 아이디어가 모두 이서진의 스마트한 머리에서 나왔다. 이서진은 여기에 더해 LA갈비 구이 메뉴를 추가하자는 또 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아 더욱 번창할 '윤식당2'를 기대하게 했다.

정유미의 역할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매우 중요하다. 주방은 사실 정유미의 손에 의해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바생 박서준을 데리고 일찍 출근해 각종 재료를 손질하고 준비해놓는 것은 기본. 손님들이 몰려들어 주방이 분주해지면 정유미의 진가가 드러난다. 

주문이 겹치기만 해도 우왕좌왕하는 사장님을 배려해 주문을 조용히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하는 정유미다. 사장님의 요리 진척에 맞춰 다음 할 일을 일러주고, 그러면서 자신이 맡은 김치전과 계란 붙이기, 닭 튀기기 등을 척척 해낸다. 후식 호떡에 얹어줄 아이스크림을 한가할 때 동그랗게 미리 퍼놓자는 아이디어를 내 바쁜 일손을 효과적으로 배분한 것도 정유미였다.

박서준은 어떤가. 그냥 식당 앞에 서 있기만 해도 훈훈한 외모로 알바생 역할은 다할 것만 같은데 슈퍼맨이 따로 없다. 메뉴판을 낼 때 함께 실어보내는 미소는 손님들의 기분을 책임지고, 주방이 바쁘면 보조 셰프로도 투입된다. 그의 다양한 알바 경험이 '윤식당2'에서 손길이 가야하는 곳곳마다 안 미치는 곳이 없다. 맥주를 주문한 손님에게 컵 하나를 내주면서도 티끌 하나까지 닦아내며 챙기는 박서준의 섬세한 모습에서 범상찮은 직원의 포스를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직원들이 너무 완벽하다 보면 오히려 프로그램이 심심해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매일같이 바뀌는 손님들이 새로운 얘기거리를 제공하고, 가라치코 마을의 풍광은 카메라가 담아내는 위치에 따라 늘 새로운 감탄을 자아낸다. 시청자들은 그냥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윤식당2' 오픈 시간에 맞춰 채널 고정을 한 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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