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닥 랠리가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코스닥에 투자한 금액이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6일 코스닥이 2002년 3월 이후 16년 만에 900을 돌파한 날 신용거래규모로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코스닥 투자와 신용거래투자가 동조세를 보이면서 일각의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지난 16일 900선을 약 16년 만에 돌파한 가운데 이날 코스닥 신용거래 규모 역시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6일 현재 10조 6909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8일 10조 2864억원을 기록한 시점부터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 투자금을 대출해주는 주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규모를 지칭한다. 최근 코스닥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 또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6일 6조 87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6조원 대에 진입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66%(6272억원)라는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코스피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6일 4조 6822억원으로 같은 기간 4.38%(1967억원) 늘어났을 뿐이다. 최근의 코스닥 거래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시 상승 기대가 클수록 늘어나는 패턴을 보인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6조원을 넘어선 지난 16일은 코스닥 지수가 901.23에 마감돼 2002년 3월 29일 927.30을 기록한 이래 15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선을 뚫은 날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활발한 랠리와는 별개로 신용거래융자의 가파른 증가는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코스닥 랠리가 전반적인 시장의 건전성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종목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는 패턴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코스닥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는 ‘셀트리온 3형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이 자체로도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셀트리온이 조만간 코스피로 ‘이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세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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