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최장 5시간 단축 검토…퇴근후 가입 불가
이통3사, 의견 엇갈려…판매점, 생존 위협 우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논의와 함께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개통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3사는 휴대폰 개통시간을 5시간 정도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번호이동은 오후 8시, 기기변경·신규가입은 오후 10시까지다. 이 시간이 지나면 이통사 전산망이 닫혀 업무 처리가 불가능하다.

방통위는 일주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휴대폰 개통시간을 오후 6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통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방통위 검토안은 기존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인 개통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로 5시간 정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판매점의 반발은 물론 이통사들까지 서로 의견이 엇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 /사진=미디어펜

휴대폰 개통시간이 단축될 경우 번호이동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번호이동이 주말에 몰려 있기는 하지만 평일 퇴근시간 이후 번호이동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개통시간 단축은 퇴근 후 몰리는 번호이동 가입자들의 수요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영업에 막대한 지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판매점 직원들은 가입자들이 몰리는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과 상관관계가 적다"고 말했다.

특히 번호이동 감소는 판매점들의 매출 하락에 직격탄이다. 판매점주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핵심 영업시간대에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변 테크노마트 한 판매점 사장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매출이 줄었는데 개통시간까지 단축하게 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며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탄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통시간을 단축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3사는 개통시간 단축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찬성을, LG유플러스는 반대하고 있다. 개통시간 단축에 따른 번호이동 영향을 놓고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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