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 등 개발호재 힘입어
3000가구 육박하던 미분양 주택 1200가구대로 줄어
대부분 단지 입주율 95% 넘겼지만 가격회복은 '아직'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미분양이요? 옛날 얘기죠. 저층 빼고는 물건 찾기 힘들어요. 일단 와보시라니까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에 찾은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영종하늘도시가 최근 제2여객터미널 개항 등 대형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영종도가 속한 인천광역시 중구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9월 1709가구에서 10월 1404가구, 11월 1247가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한 때 2800가구를 넘기기도 했던 미분양 주택 수가 11월 기준으로 볼 때 1년 전보다 절반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지난해 9월부터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구의 미분양 주택 감소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미분양 줄고 있지만 가격 회복은 '아직'

그렇다고 영종도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일러 보였다. 미분양 주택은 줄고 있지만 가격 회복세까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경기도 광명에서 중구 중산동(영종하늘도시)까지 버스로 이동해 봤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분양중이라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는데, 중도금 무이자와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해준다는 내용이 상당수였다.

   
▲ 현수막 사진인천 영종도 일대 도로와 상가변에 즐비하게 걸려져 있는 분양 관련 현수막들./사진=미디어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하늘도시 중심 상가 바로 앞에 들어선 영종 힐스테이트. 입지와 조망 면에서 다른 곳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근처 중개업소를 찾아 미분양 물량이 있냐고 묻자 "구해 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미분양이 해소되면서 입주율이 97%를 넘겼지만 미분양 물건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 동이나 층 등에 따라 1500만원에서 3800만원까지 할인가격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힐스테이트 인근에 위치한 우미린 2단지도 사정은 비슷해서 미분양 아파트는 물론, 분양가 아래로 나온 매물이 꽤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우미린 2차 84.62㎡ 29층이 지난해 12월 3억125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분양가(3억3970만원)보다 2000만원 남짓 떨어진 가격이다.

A공인중개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개발 호재 영향인지 미분양이 줄고 있지만 시세는 여전히 분양가 수준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리를 옮겨 운남동으로 옮겼다. 이 곳에는 오는 2019년 2월과 9월 각각 입주를 앞두고 있는 영종 푸르지오자이와 영종KCC스위첸이 한창 공사중이었다.

인근 중개업소에 들러 분양권 시세를 물어봤더니 푸르지오자이 84㎡ 기준으로 3억원 수준. 이는 같은 면적 최소 분양가(3억820만원)보다 낮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광고판에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물건도 꽤 있었는데, KCC스위첸의 경우 하늘도시 내에서도 분양률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푸르지오자이와 KCC스위첸은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 입구와는 반대편이라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다"며 "푸르지오자이는 분양률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KCC스위첸은 단지 규모가 적고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서인지 미분양도 더 많다"고 설명했다.

중심상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영종 e편한세상2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분양률이 97%에 달하지만 분양가보다 낮게 나온 매물이 꽤 있다.

   
▲ 영종하늘도시 중심상가 인근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우미린2차 아파트 전경(왼쪽부터)/사진=미디어펜


◇복합리조트 등 주춤하던 개발사업 탄력…인구 유입도 호재

미분양이 남아 있고 시세도 아직은 분양가를 밑돌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활기를 찾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지부진하던 개형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파라다이스 시티가 지난해 4월 개장(1단계)한데 이어, 2차가 내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또 RFCZ 복합리조트(미단시티 내)가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 갔고,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도 올해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제3연륙교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 등 교통호재와 고용창출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제3연륙교는 청라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연결할 예정이었지만, 앞서 지어진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손실보전금 부담문제로 10년 넘게 건설이 미뤄져 왔다. 

하지만 지난해 손실보전금 문제가 해결되면서 제3연륙교 공사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고, 인천시는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 공사에 들어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18일 문을 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관련된 고용창출효과는 1만3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 만큼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하늘도시에서는 30~40대 청장년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한 주택홍보관에서 일하는 있는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면서 관련 인력도 꽤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들을 보면 주로 젊은 세대이거나 어린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이 많아 지금보다 주택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고, 어떻게 보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영종지구 인구는 지난 2016년 2월 6만2000명에서 1년 후인 지난해 2월 6만4700명으로, 연말에는 6만600명으로 증가했다. 1년여만에 5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이 같은 인구유입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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