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정현이 부상으로 아쉽게 돌풍을 멈췄지만 대회 주최측은 정현의 매력에 푹 빠졌다. 호주오픈 측이 "벌써부터 내년에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라며 다음 대회에서 정현의 플레이를 다시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현(22, 한국체대, 삼성증권후원)은 26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로저 페더러(37, 스위스)에게 패했다.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제대로 싸워보지 못한 정현은 2세트 도중 기권을 하고 말았다.

   
▲ 사진=호주오픈 공식 트위터 캡처


아쉬운 퇴장이다. 정현은 4강에 오르기까지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역이었다. 무명의 22세 한국 청년이 세계랭킹 4위 즈베레프(독일), 전 랭킹 1위 조코비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정현의 4강전은 이번 대회 최고 빅매치로 꼽혔다.

워낙 기대가 컸던 만큼 정현이 부상에 발목을 잡혀 제대로 기량 발휘도 못해보고 기권을 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페더러에게 지더라도 남은 힘을 모두 코트에 쏟아붓고  멋지게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었던 정현이나,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 팬들에겐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하지만 정현은 장한 일을 해냈다. 4강에 오른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었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전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정현의 돌풍이 멈췄지만, 호주오픈 대회 주최측은 이날 경기 후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현에게 극찬을 보내며 격려했다. 호주오픈 공식 트위터에는 "정현, 매우 특별한 토너먼트에 축하를 보냅니다. 당신은 놀라운 테니스를 펼치며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라고 정현이 이룬 놀라운 성과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이어 "올해를 최고의 해로 만들기를 바라며, 벌써부터 내년에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호주오픈이 낳은 스타를 내년 대회에서도 보고 싶다는 우호적인 표현을 했다.

호주오픈 주최측도 인정했듯 정현의 테니스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내년 다시 호주오픈 무대에 설 때 정현의 위상은 훨씬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현이 부상으로 기권하고 코트를 떠날 때 관중들은 기립해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줬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청년 정현이 전해준 감동에 감사하고, 그의 앞날에 발전이 있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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