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정부가 코스닥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코넥스 상장사들이 코스닥 이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역으로 코넥스 시장의 취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사’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스닥 활성화를 주요 정책으로 내걸면서 ‘대세’가 코스닥이라는 공감대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가 시작되고 아직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4개사가 코넥스→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코넥스 상장사가 4곳(스펙합병 제외)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감안할 수 있다.

최근 코넥스 상장업체 링크제니시스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54.6:1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821곳 중에서 745곳(90.74%)이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초과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의무보유 확약비율도 35.9%를 기록해 올해 상장한 업체 중 최고였다. 링크제니시스는 내달 5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종묘업체 아시아종묘 또한 오는 29일부터 이틀 간의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제약·바이오업체 오스테오닉과 엔지켐생명과학도 내달 초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의 ‘흥행’은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부터 가속화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발표해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발표했다. 세제·금융 지원은 물론 총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조성해 저평가 코스닥 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동시에 코스닥시장 진입 문턱도 낮아졌다. 이전에는 계속사업이익이 있고 자본잠식 없어야 상장이 가능했지만 소위 ‘테슬라 요건’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제한사항을 과감하게 삭제했다.

최근의 경향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코넥스→코스닥 이사 사례가 많아지는 것에 반해 신규 코넥스 상장업체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부터 코넥스 상장기업 숫자는 감소 추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코넥스 상장 업체 수는 2014년 34곳, 2015년 49곳, 2016년 50곳에 이어 작년엔 29곳으로 급감했다.

결국 최근의 이사 사례는 코스닥에 쏠리는 관심을 입증하는 것일 뿐 코넥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코스닥 지원책은 코넥스의 추진 목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면서 “포커스가 명백하게 코스닥에 맞춰진 만큼 미상장기업들의 경우에도 코넥스를 거치기보다는 코스닥으로 직행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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