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으로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당선된 가운데 선거판을 뒤흔들었던 ‘자산운용업계 분리’ 이슈가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가 후보 시절부터 독립 이슈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데다 분리보다는 통합 쪽에 업계 여론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선출되면서 새로운 협회장 체제 출범 이후 업계 판도에 대한 예측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핫이슈였던 ‘자산운용협회 분리’ 관련 내용은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당선자 /사진=금융투자협회


이유는 다름 아닌 권 대표 본인이 선거전에 나섰던 다른 후보와 달리 자산운용협회 분리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후보자 중 유일하게 협회 분리에 관해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당초 권 대표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다른 후보들이 자산운용협회 독립 공약을 내놓으면서 선거판이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권 대표의 득표율은 60%를 넘었다(68.1% 득표). 2차 투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표를 권 당선자가 독식하면서 자산운용업계 독립 이슈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조짐이다. 권 당선자는 당선 이후에도 “(자산운용협회) 분리를 논하기 전에 다른 업권의 고유영역 진출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 당선자의 입장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또한 특별히 반발하는 모습은 아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추격 후보들이 선거판을 흔들 수 있는 묘수의 하나로 운용업계 독립 이슈가 나왔던 것”이라면서 “정작 자산운용업계의 독립 요구가 그렇게까지 거센 게 아니라는 점은 권 당선자의 득표율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협회 독립이라는 험한 길을 가기보다는 금투협 내에서 비중 있는 여론을 조성하는 게 전략적으로 맞다는 견해도 많다”면서 “선거 전 언론에 보도된 것만큼 독립 요구가 거센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당선 직후 “다른 업권의 고유영역 진출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언급한 권 대표의 언급에 대해서도 호평이 높다. 제3대 황영기 회장이 은행업계 등과 적극적으로 대립각을 조성했던 것처럼 권 당선자 역시 비슷한 캐릭터를 지켜가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투협은 은행연합회 등과의 기존 갈등에 덧붙여 현 정부와도 대립각을 만들 여지가 많다”면서 “현 상황에서 분열하는 모습보다는 통합하는 쪽이 전략적으로 맞다고 본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 금투협 임시총회에서 68.1%의 득표율로 제4대 협회장에 선출된 권용원 당선자는 내달 4일 공식 취임해 2021년까지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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