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무역, 원화 강세·유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내수부진 영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전망치는 91.8을 기록했다. 이는 21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넘지 못한 수치로 지난해 5월 전망치(91.7)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이 같이 밝히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본격화,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에 의한 채산성 악화에 내수 부진 우려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세탁기에 최대 50%, 태양광 전지 및 모듈에 최대 30%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결정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본격화한 것이다. 

   
▲ 종합경기 BSI 추이./표=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통상 압박이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 타 업종으로도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년 동안 11.7% 하락한데 이어 올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제유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올라서 2년 반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다. 기업의 채산성 전망(93.9)은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부문별 전망치도 수출(94.6), 투자(98.3), 자금사정(97.0), 재고(102.4), 고용(98.0) 등 전 부문에서 부진했다. 특히 가계부채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도 내수에 대한 전망(91.1)이 부정적이었다. 

1월 실적치(95.4)는 33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96.3), 수출(95.9), 투자(97.6), 자금사정(98.3), 재고(103.0), 채산성(94.1) 등 고용(101.5)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달러, 유가, 금리 등 거시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변해 대내외 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고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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