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수뇌부 구성을 마치고 새로운 체제로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가게 됐다.

KBO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공석이었던 사무총장에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를 선임했다. 또한 사무총장이 겸임하던 KBOP 대표이사직을 분리해 류대환 사무차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KBO는 신임 정운찬 총재를 장윤호 사무총장이 보좌하며 이끌어가게 됐고, KBOP는 마케팅 부문의 역량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 사진=KBO


14대에 이르도록 사무총장직을 언론인 출신이 맡은 것은 장윤호 사무총장이 두번째다. 이전 언론인 출신 사무총장은 1998년부터 1년여간 재직했던 7대 최영언 사무총장뿐이었다. 

그동안 사무총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구단 고위직 경험자 포함 야구인 출신, 정치권 낙하산 인사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런데 흔치 않았던 언론인 출신 장윤호 대표가 사무총장이 됐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KBO 관계자는 "총재님께서 원하는 사무총장의 상으로 정직하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을 강조하셨다"며 "이후 KBO 조직을 투명하게 이끌어줄 사람을 여러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다. 장윤호 사무총장 이야기가 많이 나와 적임자로 생각해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정운찬 총재가 장 사무총장을 적임자로 생각하게 된 것은 '정직'한 성품, 조직을 '투명'하게 이끌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정 총재가 앞으로 KBO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갈 지가 이번 사무총장 선임 과정에서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KBO는 전임 구본무 총재 시절 10구단 체제를 정착시키고 8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KBO 심판원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 입찰 비리 의혹 등 어두운 그늘도 드리워졌다. 현장의 필요나 요구를 행정적으로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정 총재가 정직과 투명을 사무총장 인선의 기본적인 잣대로 삼고 장윤호 대표를 선임한 것은 이런 KBO의 문제점들을 걷어내고 쇄신하겠다는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언론인 출신 사무총장도 의미가 있다. 장 사무총장은 1987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해 지금까지 언론 현장을 지킨 언론인이다. 일간스포츠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특파원으로 오래 파견돼 활동한 메이저리그 통이지만 국내 야구 취재 역시 오래 해 폭넓게 인맥을 형성했다. 스타뉴스 대표로 재직하고 있으면서도 '장윤호의 MLB 산책'이라는 고정 칼럼을 써올 정도로 야구 전문기자였다.

정운찬 총재는 한국 프로야구를 궁극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야구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해박한 장 사무총장이 이런 면에서는 적임자라 할 수 있다. 

총재가 비야구인 출신이어서 이번에는 야구인 출신이 사무총장을 맡아 총재를 보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각을 좀더 달리 해볼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를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것이 KBO가 하는 주된 업무다. 현재 10개 프로야구단 프런트의 단장은 야구인 출신들이 대다수다. 사무총장도 야구인 출신이 맡으면 원활한 소통에는 장점이 있겠지만, 구단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발전 방향을 찾아나가는 데는 비야구인 출신 사무총장이 오히려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장윤호 사무총장은 야구발전연구원 이사,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고 지난해 KBO 상벌위원도 지내 현재 야구계의 흐름과 문제점을 꿰고 있다. 언론사 대표로 재직해오며 행정 업무와 리더십도 검증이 됐다.  

KBO는 새로운 인물을 앞세워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당연히 새로운 바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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