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신욱(전북 현대)이 A매치 4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한국대표팀의 역대 간판 골잡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의미있는 기록이다.

김신욱은 3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스타디움에서 열린 라트비아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 전반 3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0-0으로 맞서던 전반 33분, 좌측 코너킥 찬스에서 이승기가 문전으로 띄운 볼을 김신욱이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점프 헤딩슛해 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1-0 승리로 끝나 김신욱의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 김신욱이 라트비아전에서 선제골을 놓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신욱은 최근 무서운 기세로 A매치 골 행진을 벌여왔다. 지난해 12월 16일 E-1 챔피언십 일본전에서 2골을 작렬시킨 것을 시작으로 대표팀의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서 치른 세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골맛을 봤다. 지난달 27일 몰도바전 선제 결승골(한국 1-0 승리), 30일 자메이카전 2골(2-2 무승부), 그리고 이날 라트비아전에서도 어김없이 골 사냥을 했다. 터키에서 치른 3경기에서 한국이 뽑아낸 4골은 모두 김신욱이 넣은 것이었다. 

A매치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지는 이전 이 기록을 세운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04년 이동국, 2011년 박주영이 태극마크를 달고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바 있다. 각각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스타들이었다. 김신욱이 이들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표팀 골잡이로서의 능력을 공인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날도 활기차게 전방을 휘저은 김신욱은 전반 33분 득점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기회에서 이승기가 감아찬 크로스를 백헤딩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에서 A매치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은 2004년 이동국(전북)과 2011년 박주영(서울)이 앞서 기록한 바 있다.

김신욱이 이동국, 박주영과 차별점은 월등한 신장(197cm)에서 나오는 가공할 헤딩슛 능력을 갖췄다는 것. 이번 터키에서의 4골도 모두 머리로 마들어낸 것이었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하기 시작한 후에도 오랫동안 '국내용'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던 것. 그러나 최근 A매치 4경기 연속골과 함께 6경기서 7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보이며 '국제용'으로도 손색없는 골잡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제 김신욱이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한편, 한국의 역대 A매치 최다 연속골 기록은 하석주(현 아주대 감독)가 보유한 6경기다. 하석주는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6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