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발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향후 세계경제의 성장모멘텀 강화 및 달러화 약세는 유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겠다. 그러나 유가 상승세 지속시 셰일오일 증산 등 공급측면의 하방압력과 실질구매력 약화로 인한 수요측면의 하방압력도 커질 전망이란 분석이 나왔다.

   
▲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


4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된 ‘국제원유시장 여건 점검 및 전망’에 따르면 장기간 배럴당 50달러 미만의 저유가 기조를 지속하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해 최근 70달러 선에 근접하면서 향후 유가흐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수요는 세계경제의 성장세 확대와 함께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 등 에너지 기구는 올해 중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율(1.8%)이 지난해 수준(1.7%)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앞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및 실질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원유수요 증가세가 제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근접하면서 셰일오일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유가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주요 산유국의 감산합의가 조기 종료되거나 감산합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Dallas 연준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 에너지 기업 중 42%는 국제유가(WTI 기준)가 61~65달러에 도달하는 경우 시추활동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이외에 일부 산유국도 셰일오일 증가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과 환율절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감산합의에서 벗어나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이란 석유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상당수 OPEC 국가가 셰일오일 증산을 우려해 유가가 60달러를 초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감산 이행률 50% 내외로 감산합의에 소극적이던 이라크는 석유 인프라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원유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금융여건 및 지정학적 리스크도 영향을 미친다. 올해 중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 기대 약화 및 세계경기 개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확대로 지난해에 이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달러화 가치 약화는 유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OPEC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주요 예측기관들은 현재의 유가수준이 장기간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중 글로벌 원유시장은 초과수요를 나타냈으나 올해 중에는 초과공급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셰일오일 증산에도 셰일오일 업체의 생산성 개선여력 약화, 장비임대료·인건비 및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셰일오일밴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주요 산유국의 정치·경제 상황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의 등락을 보일 소지가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