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일 전세계인들의 겨울스포츠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손님맞이를 하고,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컨디션을 가다듬으면서 결전을 대비하고, 관계자들은 시설 관리나 대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종 점검을 하고,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올림픽에 빠져들 준비를 할 때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곳곳에서 문제점이 터져나오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올림픽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는커녕, 국가적인 대사를 치르면서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 사진=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SNS


▲ 이슈 빨아들인 북한 참가, 남북 단일팀 및 개막식 공동입장

북한이 신년 들어 갑작스럽게 대회 참가 의사를 나타내면서 평창 올림픽 관련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평화적인 대회 개최를 우선적인 과제로 내세워왔던 정부에는 호재가 생긴 셈이지만 이후 일련의 과정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북한의 뒤늦은 대회 참가 문제는 가장 비정치적이어야 할 IOC가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북한의 문화 공연을 둘러싼 매끄럽지 않은 행보, 현송월 단장 방남 시 지나친 스포라이트, 개막식 공동 입장 시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드는 문제 등이 계속 논란을 낳았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일임에도 북한 선수들의 가세로 갑작스럽게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져야 하는 선수들의 눈물을 누가 어떻게 닦아줘야 할 지 난감한 숙제를 남겼다.

▲ 자원봉사자 등 대회 진행 관계자들은 안녕한가

국가적인 행사에 동참하겠다는 순수한 뜻을 품고 평창올림픽 현장에 뛰어든 자원봉사자들은 평창의 추운 날씨만큼이나 냉가슴을 앓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자원봉사자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거나 이탈자가 많이 나온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막식 행사 때 투입된 자원봉사자 60여명이 원활하지 못한 수송 문제로 1시간 가까이 강추위에 떨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자원봉사자들이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다가 대회조직위원회의 설득으로 행사에는 참여했지만 담당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숙박시설의 불편함, 부실한 식사, 업무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고생담이 끊이지 않았고 심지어 추위에 떠는 자원봉사자에게 자비로 방한복이나 용품을 구입하도록 했다는 어이없는 얘기까지 전해졌다. 자원봉사를 지원했다가 이탈한 인원만 2,000명에 이른다니 정상적으로 대회가 치러질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대회의 안전을 책임질 보안업체의 보안요원들도 익숙하지 않은 일과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전한 대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선수촌에 게양된 오륜기와 태극기. /사진=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SNS


▲ 대회 눈앞에 두고 출전 불가 통보 받은 선수들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허망하게 출전이 좌절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노선영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여자 팀추월 경기 대표였던 노선영은 빙상연맹이 올림픽 출전 자격에 대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탓에 대표선수에서 제외되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일을 당했다. 눈물을 흘리며 분노를 표출했던 노선영은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에 의한 출전 불발로 우여곡절 끝에 다시 출전할 기회를 얻었지만,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있어서는 안되는 행정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해프닝이었다. 

이어 경성헌, 김현태, 김설경 등 알파인스키 대표선수들이 대회가 임박해서야 올림픽 출전 불가 통보를 받은 일이 알려져 또 충격을 안겼다. 대회 출전권에 대해 스키협회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원인. 당연히 올림픽에 나갈 줄 알고 준비해왔던 선수들은 허탈감에 빠졌고, 가족들과 함께 항의 시위에 나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하늘도 안 돕는다…강추위 속 개막식, 사고나 없었으면

평창올림픽의 시작을 전 세계에 알리는 개막식이 오는 9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현재 전국은 꽁꽁 얼어붙었는데 개막식 날 기온이 좀 오른다는 예보는 있지만 평창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만만찮은 강추위가 예상된다. 개막식 현장 관계자들의 고생은 불을 보듯 뻔하고, 관람객들도 추위와 힘겨운 싸움을 대비해야 한다. 

지난 3일 저녁에는 리허설 형태로 모의 개막식이 열렸는데, 이를 통해 '추위 속 개막식'의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시 영하 15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내려가 모의 개막식 참석자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입장객 보안검색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불만이 터져나왔고, 중도에 자리를 뜨는 관람객들도 상당수였다. 

대회조직위 측은 스타디움에 방풍막을 설치하고, 난방 쉼터와 대형 히터 설치, 방한 용품 배포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2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 개막식이 추위를 뚫고 무리없이 진행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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