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이 문단 내 성추행 문제를 고발한 데 이어 문화계 성폭력 문제를 꼬집었다.

6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지난해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최영미 시인이 출연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괴물'로 지목된 시인이 이날 한 언론에 '30년 전 후배들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뉘우친다'고 말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영미 시인은 "우선 당사자로 지목된 문인이 내가 시를 쓸 때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상습범이다.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밝혔다.


   
▲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문단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등단할 당시 일상화돼 있었다. 1994년에 첫 시집을 내고 문단 술자리에 많이 참석했는데, 그 때 목격한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내가 문단이 이런 곳인지 알았다면 여기 들어왔을까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어떤 여성 문인이 권력을 지닌 남성 문인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뒤에 그들은 복수를 한다. 그들은 문단의 메이저 그룹 출판사·잡지 등에서 편집위원으로 있는데,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여성) 문인에게 원고 청탁을 하지 않는다. 작품이 나와도 그에 대해 한 줄도 쓰지 않고 원고를 보내도 채택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녀들의 피해가 입증할 수도 없고 '작품이 좋지 않아서 거절한 거예요'라고 말하면 하소연할 곳도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작가로서 생명이 거의 끝난다"고 폭로했다.

한편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고발로 시작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확산으로 뒤늦게 조명되고 있다.

시 '괴물'에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빡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미투)/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