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리스크에 주저앉아
투매심리 개인투자자 또 '빚더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뉴욕 증시 폭락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매 쇼크의 진원지인 미국이 하루 만에 회복세를 보인 반면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효력이 의도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7일 한국거래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투매 쇼크에 대한 국내 증시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딘 모습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장에서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무려 1175.21p(-4.6%)가 하락하며 투매 장세를 연출했다. 

   
▲ 사진=연합뉴스


나스닥과 S&P 지수 또한 각각 3.78%, 4.10% 떨어지며 급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 폭락은 그간의 사상 최고치 경신 부담에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압박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 다음 날인 6일(현지시간) 장에서 뉴욕 증시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지수가 2.33% 상승한 것을 위시해 나스닥 2.13%, S&P 지수는 1.74% 올랐다. 특히 다우지수는 2016년 11월 이후로 1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론 아직까지 낙폭을 완벽하게 회복하진 못해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한국 증시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국 증시 타격 때에는 함께 하락하면서도 반등 시점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약보합세를 나타내며 뉴욕증시 반등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6거래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900선을 돌파하며 ‘1월 효과’의 진면목을 보여주던 모습이 2월 들어 표변한 것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나 바이로메드는 지난 달 29일 이후 각각 13.43%, 20.27% 주저앉았다.

문제는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개미 투자자, 그것도 신용거래 투자자일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사상 최대치인 11조 4248억원에 달하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에서 코스닥 지수 하락세에 탄력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패닉’이 조성될 우려도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미래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모습이다. 코스닥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들이 도입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과연 지금이 기업공개(IPO)를 하기 적당한 시점인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에 비해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면서 “미국발 변동성 악재가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라 쉽사리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리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야 어느 정도 변동성이 잦아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터라 코스닥 시장의 실질적인 활성화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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