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뉴스룸'에 출연한 탁수정이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진 성폭력 고발 운동과 그 배경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손석희 앵커가 문화예술계 미투 활동가 탁수정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전날(6일) '뉴스룸'에 출연해 문화계에 만연한 성추행 문제를 폭로한 최영미 시인을 언급하며 "어제 최영미 시인이 어려운 말들을 해주셨는데, 문단 내의 반응들을 좀 보니 일부 분들은 비판적으로 접근하더라"라며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탁수정은 "지금까지 많은 젊은 친구들이 자기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이야기했지만, 원로분들이나 자리를 잡으신 분들 중에는 자기가 당한 일에 대해서 폭로하지 못한 분들이 많다"며 "최영미 시인에게 가해진 것처럼 보복이 올 걸 알고 두려웠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거다"라고 전했다.


   
▲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그는 최영미 시인이 당했던 보복과 비슷한 사례에 대해 "실제 시인들, 어른들이 하는 말 중 '시인 하나 묻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면서 "또 '어떤 아이는 찍힌 이후에 이름을 바꾼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도 안 되더라' 이런 말들을 실제로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 '술자리에 얼굴 몇 번 비추고 예쁨 받는 애가 한 번이라도 청탁 더 받고 기억에도 남고 그러는 게 당연한 게 아니겠냐'는 이야기도 한다. 이런 어른분들이 많고 그게 아무런 저지를 받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용인되는 분위기니 할 말 다 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탁수정은 '문단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황이 커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같은 말을 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내가 혹시 방관자는 아니었나',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은 아니었나' 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게 훨씬 생산적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 입증에도 큰 어려움이 따르는 현실에 대해서는 "(가해자가)맞고소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피해자를 압박해서 더 이상의 발언을 할 수 없게 하거나 위축되게 하는 기술처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탁수정은 5년 전 출판계 내 성폭력 피해자이자 폭로자였다. 이날 '뉴스룸'에서 탁수정은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했던 활동을 이미 4~5년 전 한 적이 있다"면서 "기자회견, 시위 등 제 경험이 그 친구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떻게 법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는 친구들에게 길을 제시하며 돕고 같이 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문화예술계 성폭력 폭로 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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