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수지구청·성복역 등 역세권 인근 매물 찾아보기 힘들 정도
상대적으로 교통 불편한 처인구는 여전히 미분양에 시달리는 모습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며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던 경기도 용인시의 미분양 아파트가 1년 사이 75% 가량 소진되는 등 시장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역별 온도차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지구 신분당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억대 프리미엄(웃돈) 분양권이 등장하고 있는 반면, 교통여건이 다소 떨어지는 처인구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여전하다.

   
▲ 용인시 수지구 위치도. 신분당선 연장 이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자료=네이버지도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2월 4699가구에 달했던 용인시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160가구로 급감했다.

전월(11월)과 비교하면 81가구 감소한 것으로,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가 같은 기간 418가구 늘어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용인시 수지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은 "미분양으로 냉가슴앓이를 해왔던 용인 부동산 시장이 ‘신분당선’ 연장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신분당선 역세권을 끼고 있는 수지구룰 중심으로 시세의 상승 기류가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6년 연장된 신분당선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을 출발, 동천·수지구청·성복·상현역 등 수지를 지나 수원 광교신도시로 향한다. 

용인 내에서 시세 상승 조짐이 보이는 지역 역시 동천·수지구청·성복역 등 신분당선 노선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세 군데가 용인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한다는 게 용인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일례로 수지구청역 초역세권 아파트인 ‘신정마을 주공1단지’ 전용면적 59㎡형은 지난달 초만 해도 3억 후반대로 거래됐지만, 한 달새 4억3000~5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이마저도 지금은 매물이 실종된 상태라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동천역 인근 역시 마찬가지 상황. 동천동 ‘동문굿모닝힐5차’의 경우 전용면적 84㎡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4억3000~7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올 들어서는 매물 자체를 찾아보기 힘든 데다 가격 역시 5억2000~3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는 이어 “성복역 또한 입주를 앞둔 신규 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귀뜸했다.  

신분당선이 용인 부동산 시장의 대형 호재로 자리매김한 건 서울과의 접근성 때문이다. 수지구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지구에서 외지로 출퇴근하는 인구 70%가 서울 강남, 판교 등으로 북상한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부터는 이들 거주민의 과거 분당선 등을 이용하던 때보다 출퇴근시간이 훨씬 단축됐단다. 강남까지 30분, 판교까지는 11분이면 도달한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지구 일대는 2020년 제2판교로 불리는 판교제로시티가 완공됨에 따라 간접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판교 유입 인구 중 일부는 판교, 분당이 아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지구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용인 임에도 수지구와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위치한 처인구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지난 2011년 분양한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 1·2·3단지뿐 아니라 2015년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도 여전히 미분양 물건을 털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처인구의 미분양이 소진되지 못하는 이유로 ‘교통’을 꼽았다. 처인구는 용인경전철(에버라인)을 제외하곤 지하철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라 서울 등으로의 이동이 불편한 편이기 때문이라고. 특히 서울로 가기 위해선 에버라인 종점인 기흥역까지 간 뒤 분당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C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처인구 미분양 아파트는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서울로 출퇴근할 필요가 없는 용인 지역 생활권 수요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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