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이 건군 70주년을 맞아 8일 진행한 열병식에 지난해 장거리 시험발사를 통해 공개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 모두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 육성 연설에서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열병식에서 탱크·전차·자주포 부대가 지난 후 이동식발사차량(TEL)들에 실려 SA 계열로 추정되는 지대공 미사일이 등장했다.

이어 고체연료 방식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북극성 2'형이 등장했고, 그 뒤로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지난해 시험발사 시와 마찬가지로 9축 TEL에 실린 '화성-15'형과 지난해 발사 당시와 다른 TEL에 실린 '화성-14'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열병식 화면에는 북한이 지금까지 비공개했거나 발사한 적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의 열병식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발전된 강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상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조선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싸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있고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조국과 인민을 보위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강력한 보검으로서의 인민군대 사명은 절대 변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노동당 영도에 충실한 인민군이 있는 한 우리 조국 공화국은 끝없이 강대하고 융성 번영할 것"이라며 "전체 인민군 장병들 앞에는 언제나 백전백승, 조선당 깃발을 휘날리고 새 투쟁과 승리로 인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육해공 의장대와 위병대를 사열한 후 김일성광장 주석단에 나와 열병식을 지켜봤다.

김 위원장 바로 오른쪽 옆에는 최근 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정각 군 차수가 섰고 왼편에는 북한군 리명수 총참모장이 자리했다.

김정각 옆으로는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섰으며 리명수 옆에는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이 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와 함께 주석단에 등장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김일성광장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으나, 김 위원장이 리설주를 대동하고 주석단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열병식을 중계하던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계속 '동지'로 소개해왔던 리설주를 가리켜 '리설주 여사'라고 처음으로 호명해 눈길을 끌었다.

리설주와 당정 고위간부, 원로 간부들은 주석단 양옆에 따로 마련된 특별석에 앉았다.

   
▲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중인 열병식에 ICBM을 공개한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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