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대통령은 9일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을 거부하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리셉션 시작 시간보다 뒤늦게 행사장에 도착했고, 문 대통령의 개회사가 진행되는 동안 리셉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개회사를 마친 문 대통령이 다시 리셉션장 밖으로 나와 펜스 부통령, 아베 총리와 한·미·일 포토타임을 가진 후 리셉션장에 함께 입장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장에 들어간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퇴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장 안에서 헤드테이블의 정상들뿐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 있는 정상들과도 악수를 했으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또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장에는 입장했으나 헤드테이블에는 아예 착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개회식 사전 리셉션의 헤드 테이블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특별대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내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부부가 앉을 계획이었다.

특히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을 가능성이 높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이같은 예상 좌석배치도를 보도에 참고하라며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는 문 대통령이 손님맞이 행사인 ‘리시빙’ 행사를 끝낼 때까지 리셉션장에 도착하지 않았다. 리시빙 행사가 끝난 오후 5시 53분, 문 대통령 부부가 10여분간 화장실을 다녀왔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리셉션장에 도착한 것은 문 대통령이 리셉션 장으로 입장한 직후다. 이때까지 두 사람은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은 하지 않았다.

대신 두명의 미일 수뇌부는 리셉션장 앞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리시빙 행사에서 문 대통령과 김영남이 악수하고 기념촬영을 한 것과 같은 장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6시 30분 저녁 약속이 돼 있었고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포토 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께서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뒤는 손 흔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사진=청와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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