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투자증권이 작년 역대 최고 실적인 당기순익 5244억원을 공시하면서 2위인 미래에셋대우를 근소하게 제치고 업계 1위에 등극했다. 글로벌 호황에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단기금융업을 인가받은 시너지 효과가 겹쳐 좋은 성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작년도 잠정실적 공시 기준으로 업계 1위 실적을 달성했다. 한투가 지난 8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작년도 당기순이익은 2016년 대비 무려 2877억(121.5%) 늘어난 5244억원을 기록했다. 

   
▲ 사진=미디어펜


이는 역대 최고치이자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를 근소하게 제친 실적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은 5049억원으로 한투보다 약 200억원이 적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4461억원 이후 12년만의 최대 실적을 거둔 수치다. 대우증권과의 통합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여가는 모양새다.

작년도 증시가 글로벌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순이익 3552억원을 공시하며 지난 2015년 세웠던 최대 순이익 기록 2873억원을 2년 만에 경신했다.

NH투자증권은 작년도 당기순이익이 34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52.1% 증가한 4592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작년 271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삼성증권은 55.8% 증가한 2714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거의 모든 증권사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상황 속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은 돋보인다. 특히 이번 성과는 한투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IB(투자은행)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 원인은 주식시장 강세가 밑바탕이 된 상황에서 각 사업 부문별 시너지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탁매매(BK) 부문, 자산관리 부문(AM), 투자은행 부문(IB), 자산운용 부문(Trading)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성과가 나왔으며 개인자산 증대를 통한 자산관리(AM) 영업수익이 처음으로 주식중개(BK) 수익을 초과하는 질적 성장도 달성했다. 

한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로 글로벌IB 평균 수치인 10%를 넘어섰다. 작년 11월 증권업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는 점은 한투의 미래에 더욱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투 관계자는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단기금융업 인가 취지에 맞게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개인고객에게는 신규 자산증식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한투에만 인가된 단기금융업 인가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욕증시 폭락으로 보듯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라면서 “국내 증권사들로 하여금 급변하는 환경에 원활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너무 늦기 전에 더 많은 회사들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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