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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시설 셀프점검 여전…국가 안전대진단 '구멍'
부실점검·허위신고 차단 '실효성' 부족…민간시설,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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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2-1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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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정부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5년부터 국가안전대진단을 도입해 매년 전국 20~40만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안전점검을 해왔지만, 정작 민간건물 소방시설에 대한 건물주들의 셀프점검이 여전하고 단기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마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54일간 민관 합동으로 전국 29만곳에 대해 소방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국가안전대진단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및 올해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연이어 일어난 후 정부는 올해부터 부실점검과 허위신고를 차단할 의도로 자체 확인점검 실명제 및 지방자치단체별 안전도 평가를 도입했지만 위험시설 및 공공시설물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민간시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특히 건물주가 자체 진단하거나 업체에 위탁해 점검하더라도 '지적사항 없고 문제없다'고 지역 소방서에 통보하면 넘어가기에 민간건물 안전을 사전에 담보하기 힘든 구조다.

실제로 제천 스포츠센터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국가안전대진단에서 건물주가 셀프점검 후 이상 없다고 관할 소방서와 지자체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에 대해 "30만곳 중 위험시설 6만곳은 집중점검하지만 사유시설 10만곳은 자체점검을 한다"며 "자체점검 사유시설을 10% 표본점검해 정부합동점검단이 2차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건물 소방시설 점검 책임자인 한 소방시설관리사는 "관계인(건물주)이 할 수 있는 작동기능점검의 경우 소방시설이 잘못되어 있어도 이상 없다고 보고하면 따로 소방서 특별조사나 민관 합동점검을 나오지 않는 이상 10년이고 20년이고 모를 수 있다"며 "건물주들이 경비를 절약하려고 수기로 셀프 작성하는 경우가 반반"이라고 지적했다.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48명이 사망하고 14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1월26일 불이 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이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관리사는 전문업체가 점검하는 경우도 구조적으로 맹점이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돈 받고 하는 것이라 지적사항을 소방서에 보고하기 전 건물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서와 건물주 중간에서 곤란할 때가 많아 간단한 개선사항은 업체가 무상으로 해주기도 한다. 최근 제천과 밀양 화재로 인명 피해가 많아 건물주들이 소방시설에 돈 들여 공사하려고 하는 추세로 그나마 나아졌다."

또 다른 관리사는 국가안전대진단의 한계를 인원 부족으로 시간에 쫓기는 것을 들었다.

그는 "화재 위험 지역인 전통시장의 경우 배선이 복잡하고 불법시설도 많아 제대로 하려면 한 곳당 2주는 걸리지만 시간에 쫓겨 대부분 반나절 만에 점검을 마친다"며 "보통 3명이 1팀을 구성해 1팀 내지 2팀이 점검하지만 이러한 경우 5~6팀이 달라붙어야 하루 만에 마칠 수 있다"고 전했다.

건축기간 중 소방시설 완비와 화재 위험을 감독하는 한 소방감리원은 이에 대해 "공공시설은 시나 구청이 개입해 잘 되지만 민간건물은 개인이 관리하다 보니 점검에 시간도 부족하고 문제가 생긴다"며 "중소상인이 밀집한 상업시설의 경우 문이 잠겨있는 곳도 많아 감지기와 선로를 일일이 확인하기에 빨라야 1주, 늦으면 보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소방감리원은 건물주 셀프점검에 대해 "방화관리수첩이 있어야 자체 점검할 수 있지만 일주일 교육 후 대부분 시험을 통과하고 수첩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는 국가기술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점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부 건물주는 업체가 점검을 철저히 해 지적을 많이 하면 업체를 바꿔버리는 갑질을 벌인다. 이 때문에 지적사항을 서에 보고하기 전 건물주와 사전조율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물은 건축 중일 때가 가장 안전하다. 건물주가 점검 도중 다른 업체로 바로 바꿀 수 있다는 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국가안전대진단에서 실명제를 도입하더라도 비용을 고려한 건물주의 안전의식 부족을 바꾸기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77명의 사망 피해자가 발생했다.

향후 정부가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안전예방을 어떻게 유도해 국가안전대진단의 제도적 구멍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은 12월21일 오후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에서 이튿날인 22일 오전 소방관들이 수색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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