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마지막 한 바퀴 남았는데 제가 1등이더라고요. 죽기살기로 탔어요"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 역시나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번째 금메달 소식은 쇼트트랙 대표팀이 전해줬고, 그 주인공은 임효준(22, 한국체대)이었다.

임효준은 10일 강원시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 금메달을 차지하고 포효했다. 전날(9일) 개막식이 열렸고, 이날이 본격적인 메달레이스가 시작되는 대회 첫날인 셈인데 한국 선수단 전체가 기분좋은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금메달 획득이었다.  

   
▲ 사진=KBS 2TV 방송 캡처


임효준은 첫 올림픽 출전 첫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가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4월 열린 올림픽대표팀 선발전에서다. 임효준은 이정수, 박세영 등 기존 간판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효준이 이렇게 뒤늦게 빛을 본 것은 부상 때문이었다. 2012 유스올림픽 쇼트트랙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던 그는 숱한 부상에 시달렸다. 정강이부터 인대, 발목, 허리 압박골절 등 끊이지 않는 부상으로 몸고생, 마음고생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몇 차례의 수술과 재활을 견뎌내며 기어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후 임효준은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10월 헝가리에서 열린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대회 1000m와 1500m를 석권하며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1000m 결승 마지막 스퍼트 때 허리를 다친 그는 요추부염좌 진단을 받고 2, 3차 월드컵을 건너뛰어야 했다.

또 다시 부상 악몽에 시달리는가 했으나 임효준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4차 월드컵대회를 통해 복귀하면서 올림픽 준비에 몰두했다. 부상을 이겨내고 또 이겨내며 다시 빙판을 달린 그에게 주어진 것은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이었다.

금메달 확정 후 임효준은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죽기살기로 탔다. 믿기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남은 경기가 있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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