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민유라(23)가 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해 열전을 치르고 있으니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피겨 아이스댄스 대표선수인 민유라도 대한민국 선수단의 일원이다.

그런데 민유라에 대한 관심은 좀 색다르다.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종목인 피겨 아이스댄스 대표선수지만 재미동포 민유라는 우선 빼어난 외모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1일 열린 팀 이벤트(단체전)에 출전, 올림픽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그에 대한 관심은 폭증했다.

   
▲ 사진=알렉산더 겜린 인스타그램


귀화 선수인 알렉산더 겜린과 짝을 이뤄 팀 이벤트 아이스댄스 쇼트 경기에 나섰던 민유라는 51.97점을 받아 참가 10개 팀 가운데 9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민유라에게 쏟아진 관심은 경기 결과와는 큰 상관이 없었다. 연기 초반 민유라의 상의 등쪽 후크가 풀어지는 사고가 생겼다.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지만 민유라는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끝까지 연기를 펼쳤다. 중간중간 옷을 추스르느라 불필요한 동작을 해야 했고,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어 점수가 기대에 못미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저조한 성적에도 민유라는 현장 관중들, TV로 중계를 지켜본 팬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돌발 상황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가며 밝은 표정으로 최선을 다한 민유라의 모습 때문이었다.

민유라의 이런 '위기 속 투혼'은 외신도 주목하며 미국, 일본 등의 매체에 소개돼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인물이 됐다.  

민유라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경기를 마친 후 그가 보인 반응이다. 민유라는 인터뷰에서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면서 "옷이 초반부터 풀려서 포커스(집중력이)가 깨져 경기를 잘은 못했지만, 메인 이벤트에서는 (옷을) 잘 꿰매서 나오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이날 자신의 SNS에도 "옷 후크가 풀려서 순간 당황했지만 팀 이벤트를 최선을 다해서 무사히 마쳤습니다ㅠㅠㅠ. 관중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끝까지 버티어 낼 수 없었을거예요. 응원의 함성을 잊지 않을께요"라고 관중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개인전에서는 아예 바늘로 꿰메어 입고 나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보탰다.

첫 출전한 올림픽의 첫 무대에서 예기치 않았던 큰 사고를 겪었지만 민유라는 이처럼 당당했다. 그 당당함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다.

민유라와 겜린이 펼치는 본 게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늘어난 팬들에게는 다행이다. 민유라와 겜린은 오는 19일 열리는 피겨 스케이팅 개인전 아이스댄스에 출전한다. 물론 이번에는 의상 때문에 곤란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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