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장사'에 따른 실적견인 비판 거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신한‧하나금융 등 국내 3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증가와 점포축소 등 비용절감으로 높은 실적을 보인데 그쳐 향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3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7조5016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고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54.5%늘어난 3조3119억원을 기록, 지난 2008년 지주사 설립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신한금융도 5.2% 늘어난 2조9179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은 전년과 비교해 53.1%늘어난 2조368억원을 기록, 지주사 출범 이래 처음으로 2조가 넘는 순익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19.5%늘어난 1조512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처럼 높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은행권은 좌불안석이다.

이들의 금융사들이 ‘실적대박’을 견인한 배경에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예대금리차는 1.9%포인트로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예금이자율은 낮게 유지하면서 예대마진을 비교적 큰 폭으로 늘려 여전히 ‘금리장사’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 주요 금융그룹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해외 금융사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향후 사업부문별로 차별화된 해외 전략 진출과 고도화된 디지털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골드만삭스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6년만에 처음으로 19억3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 4분기에만 23억5000만달러(한화 2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국내 금융사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지주 및 은행권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단기적인 수익목표에 치중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당장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리장사’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업부문별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AI 등 고도화된 디지털 전략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금융권을 떨게 하는 것은 채용비리 의혹이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들은 호실적을 견인했음에도 ‘좌불안석’이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국민·하나·대구·부산·광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아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