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기록과 순위가 좀 떨어지면 어떤가, 노선영이 후회 없는 질주를 했다. 아직 승부 종목은 남아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이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500m에서 1분58초75를 기록, 27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노선영에게는 의미 있는 경기였고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감동적인 경기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던 그가 극적으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이번 대회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 사진=SBS 방송 캡처


노선영은 이번 평창올림픽 출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 2016년 4월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동생 노진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를 위해서였다. 동생을 가슴에 묻고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올림픽이 될 이번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정 착오로 출전권을 놓쳤다가 간신히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으니 감회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날 1500m 경기에 출전했으나 노선영은 사실 메달권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해 1500m, 3000m에서 각각 30위와 19위,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3000m 25위를 기록했던 노소영이다. 이번 대회 1500m 14위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며 감동적인 레이스였다. 

노소영이 메달을 기대하는 주종목은 팀 추월이다. 1500m는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둔 종목이었다. 

그래도 노선영은 최선을 다해 역주했다. 5조에서 예카테리나 아이도바(카자흐스탄)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노선영은 중반까지는 아이도바에 근소하게 뒤지다 700m 부근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전력 질주를 이어가 리드를 지킨 채 1분58초7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선영이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출전하는 여자 팀추월 경기는 오는 19일 시작돼 21일 결승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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