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 인한 서민부담 한층 가중될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연 3~4%를 보이던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 시장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동반상승했다. 미국이 올해 3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5년간 고정, 이후 변동금리)는 연 3.81~5.01%다. 지난해 연말(3.61~4.81%)에 비해 0.2%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은 연 3.65~4.99%, 신한은행은 연 3.77~4.88%, 하나은행은 연 3.66~4.86%, 우리은행은 연 3.72~4.72%가 각각 적용된다. 지난해 말 은행권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3% 중반, 최고 4% 중반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금리 급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0.2%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했다. 미국의 대표적 금리지표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해 말 연 2.41%에서 지난 9일 2.86%까지 올랐다.

미국의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도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할 것으로 보이면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연 1.79%로 지난해 말 1.77%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당장 오는 19일 고시되는 코픽스 금리가 5개월 연속 상승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평균 5%를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주요 시중은행들이 시중금리라 오르는 시기에 예금이자율은 낮게 유지하면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을 비교적 큰 폭으로 늘려 여전히 ‘금리장사’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예대금리차는 연 1.9%포인트로 7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만기가 많이 남은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고 있다면 고정금리형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할만하다”면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가입고객이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전환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면 이후 3년간은 변동금리형으로 갈아타거나 대출을 갚으려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시기와 상품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