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아파트 중위매매가격 평균 18% 올라
28.1% 오른 서대문구 상승률 1위…송파만 상승률 5위궈에 진입
-서초구 평균 상승률 밑돌아…관악과 '노동강' 지역은 상승률 하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4구보다도 서대문과 종로 등 도심권에서 상승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25개 자치구별 중위매매 아파트값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16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이후 지난 1월까지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 가격은 18%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10.3%)보다 80% 정도 더 오른 셈이다.

중위매매 아파트값은 매매가가 비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을 뜻한다. 

서울 중위매매 아파트값은 '8·2 부동산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7월 5억4052만원에서 지난 1월 6억3808만원으로 9755만원이나 올랐다. 6개월만에 웬만한 임금근로자 1년치 연봉보다 더 오른 것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서대문과 종로 등 도심권 아파트값의 오름세다.

25개구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대문구로 28.1%나 올랐다. 그리고 종로(27.4%)와 용산(26.3%)·송파(26.2%)·성동(25.8%) 등이 뒤를 이었다.

상승률 상위 5위권을 보면 송파를 제외하고 모두 강북지역이고, 특히 광화문 도심권과 가까운 곳이다. 광화문과 여의도 접근성이 좋은 마포(24.8%)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강남(23.3%)은 상승률 7위에 그쳤고, 서초(16.1%)는 평균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동도 21.3% 오르는데 그쳤다.

   
▲ 서울 25개 자치구별 중위매매 아파트값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정부가 '강남 집값 잡기'에 나서는 동안 오히려 도심권 아파트들이 소리없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다.

이처럼 도심권 아파트값이 의의로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실거주 및 투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대문 등 광화문 인접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대문이나 마포는 광화문과 여의도·상암 접근성이 우수한 곳으로 직장 출퇴근 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대문구 아파트 상승 배경으로 서대문역 인근에 들어선 경희궁자이 등 신규 아파트들의 시세 변동을 꼽는 견해도 있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와 오름세에 맞춰 인근 단지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대문 지역에 신규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높은 분양가 등으로 지역 평균값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경희궁자이는 그해 8월 전용면적 84㎡형이 평균 10억 7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2월 현재는 그보다 약 1억 7500만원 오른 12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심권과 강남4구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값은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봉구(8.7%)는 관악(6.1%)·강서(7.1%)에 이어 상승률 하위 3위에 올랐고, 강북(10.4%)도 평균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노도강 일대는 지난해 연초 전후로 창동일대 개발호재에 힘입어 잠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재료가치가 어느 정도 소진되고 나서는 잠잠한 상황이다"며 “실거주를 염두에 둔 투자 수요 일부가 움직일 수는 있지만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