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남북간 분단이 70여년째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남과 북이 설 명절을 쇠는 것은 같으면서도 즐기는 방식은 확연히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남과 북도 설 명절은 고유의 민속 명절이다. 하지만 분단 이후 남북의 명절을 쇠는 방식과 문화는 조금씩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차이은 북한의 경우 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고 김일성·김정의 동상에 참배를 해야 한다. 

북한은 1967년 김일성의 지시로 음력설을 쇠는 풍습을 봉건잔재로 규정하면서 음력설은 북한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1989년에야 부활했다.

탈북인 출신 안찬일 박사는 “설 명절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보관되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과 동상을 참배하는 것으로 명절의 시작을 알린다”며 “올해처럼 김정일 생일과 설 명절이 겹치는 설 명절 보다 김정일 생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각종 정치행사로 명절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에 남한의 경우 1980년 이전 음력설 보다 1월 1일인 정월 초하루를 설 명절로 즐겨왔다. 하지만 1989년 개정령이 발효되면서 지금의 음력 설날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설날 휴일은 하루에서 4일로 늘어났고, 반대로 양력설은 4일에서 하루로 줄어들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명절은 국가·사회적으로 경축하는 사회주의 명절인 '국가명절'과 해마다 민족적으로 즐기는 '민속명절'로 구분된다.

특히 2002년까지는 음력설 당일 하루만 쉴 수 있었지만, '음력설을 양력설보다 크게 쇠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2003년부터는 3일의 휴일이 주어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설 명절에 가족들과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우리와 비슷하게 명절을 보낸다는 게 중론이다. 

   
▲ 음력설을 맞아 남북의 어린이 민속놀이인 연날리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설 명절 남북이 공통점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하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는 문화는 아직도 남북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설 명절 날 아침 먼저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반면 남한은 집집마다 조상을 먼저 섬기기 위해 차례를 지낸다.

또 남한은 설날 아침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과 달리 떡국보다 만둣국을 더 선호한다. 물론 일부 지역에선 만둣국에 떡을 넣어 먹기도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북한은 남한과 달리 학교 담임선생님이나 은사님을 많이 찾아 뵙는 색다른 문화도 있다.

안 박사는 “북한은 설 명절에 떡국보다 만둣국을 더 많이 먹고, 차례도 지내지 않는다”면서 “또한 남한과 달리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고향을 가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명절을 보낸다”고 말했다.

전영선 건국대학교 교수는 남북의 설 명절 문화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남북 명절 문화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북한도 설 명절에 가족들과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는 문화다. 다만 열악한 교통수단으로 인해 멀리서 오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떡국 문화는 조금 다르다. 남한의 경우 떡국을 많이 먹는데 비해 북한은 중부지역은 떡과 만두를 함께 먹고 북쪽은 만두를 많이 쓴다”며 “이것이 남북의 문제라기보다 지역의 따라 문제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 명절 문화에 대해 예전엔 정치적으로 많은 부분들이 달랐다. 하지만 근래 들어 북한도 설 명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남북이 다른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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