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불과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호조를 보이던 국내 증시 주요 지수들이 2월 들어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먼저 폭락한 뉴욕 증시가 진원지로 지목된다. 올해 초 낙관론이 무성하던 국내외 증권사들의 예측에도 변화가 생겼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흐름이 심상치 않다. 1월까지만 해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줬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2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발 악재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스피는 2월이 시작되자마자 1주일 동안 2525.39에서 2363.77로 무려 6.84%(161.6p) 떨어졌다. 거래주체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1451억원, 1조 8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2월 들어 초반 7거래일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단 하루 밖에 없었다. 외국인이 1월 한 달간 무려 2조원어치 가까이 주식을 사며 지수를 견인했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심장한 변화다.

지난 1월 ‘상반기 코스피 3000 돌파’ 전망까지 나왔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2월 들어 증시 전망치를 내려 잡고 있다. 원인은 역시 미국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붙을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미 국채 금리인데, 시장 안팎에서는 조만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금리가 뛰면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에 묶여있던 돈이 미국으로 갈 유인이 커진다. 2월 국내 증시 하락이 외국인들의 ‘팔자’에 기인했음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전망을 낙관적으로 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21일 내놓는 1월 의사록으로 쏠리고 있다. 여기에서 어떠한 통화정책 방향이 제시됐는지에 따라 국내지수가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진단하면서 “3월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회의 때까지는 지수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경향을 많이 보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피가 상반기 3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높아진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주효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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