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10채 중 3채는 빈집…올해 43만가구 입주 예정
   
▲ 2018년 1월 전국 입주율 /자료=주택산업연구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2~3년 전에 공급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입주에 들어가면서 우려했던 '입주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43만가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히, 최근 공급물량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입주대란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입주에 들어간 아파트 단지를 보면 10채 중 3채는 비어 있을 정도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1월) 입주 기간이 만료된 전국 아파트 단지의 입주율은 74.2%로 지난해 12월(77%)에 비해 2.8%포인트 떨어졌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 입주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분양 단지의 전체 분양 가구수 중 입주 및 잔금을 납부한 가구수 비중을 말한다. 단 계산시 입주자 모집공고시 미분양분은 제외한다. 

입주율은 서울·인천·경기 등의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뚜렷했다. 분양 시장에 이어 입주에서도 서울과 지방간 간극이 커지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은 입주율이 각각 83.2%, 80.2%대로 80%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방은 강원권에서 79.9%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은 전국 평균(74.2%)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주권의 경우 63.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입주율을 기록했다. 

   
▲ 1월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입주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37.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세입자 미확보(31.1%), 잔금 대출 미확보(12.2%) 등의 순이었다.

특히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해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입주를 못하는 경우는 전달보다 16.1%포인트나 상승했다. 주택시장이 경직되며 매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달 중 지방 입주물량이 전달 대비 8742가구나 늘어난다는 점이다. 

기존 주택은 팔리지 않는데다 대출 역시 각종 규제의 벽에 막히게 되면 어쩔수 없이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를 주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전월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우려했던 '역전세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홍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급 물량은 넘치는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기존 주택 매각, 잔금 조달 등이 어려워짐에 따라 미입주 증가를 비롯해 주택시장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건설사도 ‘일단 팔고 보자’는 식으로 물량을 쏟아내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물량 조절 등을 통해 주택 시장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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