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일본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열심히 뛰고 너무 잘 싸웠지만 실력 부족은 어쩔 수 없었다. 일본을 상대로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기록한 데 만족해야 했다.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14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1-4로 졌다. 이로써 코리아는 3전 전패로 예선리그를 마치고 하위권 순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 단일팀 코리아의 올림픽 첫 골 장면. /사진=MBC 방송 캡처


두 팀 모두 2패를 안고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상태에서 만났지만 올림픽 첫 승이라는 공동된 목표를 안고 있었다. 특히 남북 단일팀은 일본전만은 꼭 이기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

1피리어드 초반이 아쉬웠다. 코리아는 미처 팀 전열이 정비되기도 전에 일본에 내리 두 골을 허용했다. 경기 시작 1분7초 만에 구보 하나에에 선제골을 내줬고, 한 명이 2분간 퇴장당한 사이 3분58초경에 오노 쇼코에게 또 실점을 했다.

코리아는 일본의 스케이팅과 스틱 기술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 전열을 가다듬어가며 반격을 노렸다. 이진규가 두 차례 좋은 슛을 날렸지만 골리에 막히며 1피리어드는 0-2로 뒤진 채 마쳤다.

2피리어드 들자 코리아는 부쩍 힘을 냈다. 일본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고 골리 신소정은 신들린 듯한 선방을 이어갔다. 그리고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에 남을 골이 터져나왔다. 9분 31초 어머니가 한국인인 미국 귀화 선수 희수 그리핀이 첫 골을 터뜨린 것.

박윤정의 패스를 받은 희수 그리핀은 일본 문전 우측에서 슈팅을 날렸다. 그 볼이 일본 골리 무릎 맞고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 그대로 골이 됐다. 한국 올림픽 사상 아이스하키에서 처음 나온 골이었다.

한 골을 만회한 코리아는 이진규의 강력한 슛이 상대 수비에 막히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수비로 잘 버티며 추가 실점 없이 2피리어드를 1-2로 뒤진 채 마쳤다.

한 골 차로 추격하며 코리아의 기세는 올라가 3피리어드 초반은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코리아의 공세에도 일본의 수비는 견고했고,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몸이 무거워졌다. 그러다 희수 그리핀의 2분간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던 11분42초 고이케에게 중거리슛 골을 허용해 세번째 실점을 했다. 

2분여밖에 시간이 남지 않자 코리아는 골리 신소정을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배수의 진을 쳤다. 하지만 인터셉터에 성공한 일본의 우키타 루이가 텅 빈 골문으로 밀어넣으며 4-1로 점수 차를 벌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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