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빙속의 '기둥' 이승훈이 다시 한 번 투혼을 불살랐다. 아깝게 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감동적인 역주로 자신의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승훈은 1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발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5초54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그래도 이승훈은 8년 전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기록한 12분58초55보다 3초01 더 빨랐으며, 2011년 솔트레이크 월드컵서 자신이 세운 한국신기록 12분57초27도 스스로 갈아치웠다. 

   
▲ 사진='더팩트' 제공


이승훈의 역주에도 불구, 깜짝 놀랄 만한 기록들이 연이어 나오며 최종 순위는 4위로 밀려났다.

캐나다의 테드 얀 블로먼이 12분39초77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네덜란드의 요릿 베르흐스마가 12분41초98의 좋은 기록으로 은메달, 이탈리아의 니콜라 투모렐로가 12분54초32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투모렐로의 기록에 1초22밖에 뒤지지 않았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부문 황제이자 5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3연패에 성공했던 스벤 크라머는 13분01초02로 이승훈보다 훨씬 못한 기록으로 6위에 그쳤다.

이승훈은 앞서 출전했던 5000m에서 5위, 그리고 이날 1만m에서는 4위에 올랐다. 잘 뛰었지만 이번 대회 이승훈이 주력하는 종목은 따로 있다. 매스 스타트에서는 금메달까지 노리고, 후배들과 함께 나서는 팀 추월에서도 메달권을 바라보고 있다. 훈련 삼아 출전했던 5000m와 1만m에서 막판 스퍼트 등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기대감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승훈은 이날 3조 아웃코스에서 모리츠 가이스라이터(독일)와 함께 레이스를 벌였다. 전략대로 이승훈은 초반에 힘을 아끼다 중후반 이후 힘을 냈다. 가이스라이터에게 중반까지는 뒤졌지만 6000m 지점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막판에는 랩타임을 30초 안으로 낮추며 결국 1분55초5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조 6명 선수의 경기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이승훈이 중간 순위 1위에 올라 있었으나 이후 요릿 베르흐스마와 테드 얀 블로먼이 연이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순위가 4위로 밀리고 말았다.

한편 이승훈이 1500m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 그리고 정재원 등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는 팀추월 경기는 오는 18일과 21일 열린다. 매스스타트는 24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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