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평창올림픽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25, 동두천시청)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속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우며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따낸 호바르 로렌츤(노르웨이)의 34초41에 불과 100분의 1초 뒤져 은메달의 기쁨보다 오히려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

올림픽 500m에서는 8년 전인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모태범이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8년 만에 차민규가 이 종목 한국의 메달 계보를 이어간 것. 모태범도 이날 레이스에 참가해 16위에 머물렀다. 남자 빙속 단거리에서 완벽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차민규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다가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이후 7년 만에 자랑스러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으니 성공적인 전향이 된 셈이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로 전향, 그리고 올림픽 메달 획득.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장거리 부문 간판의 위치를 아직도 지키고 있는 이승훈(30)이다. 이승훈도 쇼트트랙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2010 밴쿠버 올림픽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승훈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차민규는 좀더 일찍 빛을 볼 수도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후 빠르게 적응하며 기록을 단축했고, 2014 소치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발목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소치 대회는 참가하지 못했다. 재활 후 차민규는 2016-2017시즌 월드컵 2차대회 동메달과 지난해 12월 월드컵 3차대회 은메달을 따내며 500m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에서 다크호스가 아니라 정상급 기량을 갖춘 준비된 스타였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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