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미국의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북한에서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방남을 결정, 북미 접촉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개회식 참석차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북한의 김여정 1부부장의 청와대 회동이 예정됐다가 2시간 전에 전격 취소했던 북한이 다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속내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오는 25일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고위급 대표단의 단장으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파견한다고 22일 밝혔고, 김 부위원장은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전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며 특히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 후커 보좌관이 김영철 전선부장과 구면이어서 카운터파트가 될지 주목된다.

후커 보좌관은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당시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협상할 때 수행했다. 북한과의 접촉 경험이 있는 후커 보좌관이 이방카 보좌관을 수행한 것이 갑작스러운 북한과의 접촉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평창올림픽 폐회식 기간 중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2일 “(북미) 양쪽이 접촉할 가능성이나 접촉할 상황은 아닐 걸로 보고 있다”며 “청와대 차원에서 북미 접촉 성사 노력도 없다. 공식적으로 만날 기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폐막식 좌석 배치에 대해서는 “의전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고,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백악관 공보실도 같은 날(현지시간) ‘이방카와 김영철의 회동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현지 언론의 질문에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뒤늦게 알려진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특사의 회동 시도도 북미의 공식적인 부인 속에서 물밑접촉으로 이뤄진 전례가 있는 만큼 당장 계획된 일정은 없다고 하더라도 폐회식 전후나 다음날인 26일 사이에 비공식적인 회동이 전격 제안돼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이 방한 중 탈북자 면담 일정을 잡지 않은 점도 펜스 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행보일 수 있다.  

일단 김영철 통전부장의 방남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후속 논의를 위한 남북회담 개최가 가시화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김영철 통전부장의 직위에 대해 “우리의 국정원장급에 해당한다. 서훈 원장이 카운트파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두 사람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앞으로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대화를 이어가는 남북간 핫라인이 구축됐다는 관측이 많다. 앞으로 한국-미국-북한의 정보수장인 ‘서훈-마이클 폼페이오(CIA 국장)-김영철’ 라인이 구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이방카 보좌관과 김영철 통전부장이 직접 만나기보다 후커 보좌관과 조우 형태로라도 인사를 나눌 경우 이전 펜스 미 부통령이 조성한 북미간 갈등은 조금 잦아들 수 있다. 또 청와대가 중재를 해서 북미 양측의 입장을 진솔하게 전달해 공감을 구할 수 있어도 정부는 일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대북특사 파견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2017년 7월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 출범 행사. 윗줄 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문재인 대통령. 아랫줄 왼쪽부터 김용 세계은행 총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미리엄 벤살라 홀마컴 그룹 회장.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