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다빈이 평창에서 전한 '사모곡(思母曲)'은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최다빈(18, 수리고)은 23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131.49점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앞서 지난 21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았던 67.77점을 더한 총점은 199.26점이었고 최종 순위 7위였다. 쇼트 때의 8위에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리며 성공적으로 첫 출전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피겨여왕' 김연아에 이은 올림픽 피겨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포스트 김연아' 타이틀은 최다빈으로 굳어졌다.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나가며 기량을 키운다면 다음 올림픽인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키웠다.

최다빈은 이번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어려운 연기를 펼치면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가진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깊은 슬픔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신의 손을 잡고 빙상장을 다니며 꿈을 키워줬던 어머니가 지난해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아픔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출전 티켓을 따낸 평창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었다. 슬픔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었다. 훈련에 매진하며 슬픔은 가슴 한구석에 묻어뒀다.

시련은 계속됐다. 고질적인 부상과 부츠 교체 문제로 대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도 최다빈은 늘 그래왔듯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극복해가며 연기를 가다듬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선 최다빈. 떨릴 법도 했고, 실수할 법도 했지만 최다빈은 꿋꿋이 좋은 연기를 펼쳤다. 팀 이벤트(단체전) 싱글 쇼트 때도, 개인전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때도, 그리고 이날 마지막 무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펼쳤다. 매번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해 가면서 세계 7위 선수가 됐다.

하늘나라에서 어머니가 지켜본 최다빈은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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